외인 ETF 대거 매수, 국내증시에 약?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4.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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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식을 매수한 집행자금 성격 짙어

지난 주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으나 국내증시 상승 동력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SK증권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10~17일) 국내주식형펀드에 7670억원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동양밸류스타주식1'(663억원) 등의 재투자액을 제외한 실질 유입자금은 680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5일 5193억원이 들어와 올들어 국내주식형펀드 일일 최고 유입액을 기록했다. 이는 '코덱스200'(2401억원)과 '타이거200'(2017억원) 등 ETF로 대거 자금이 몰린 데 따른 결과다.



ETF 대규모 매수의 주체는 외국인으로, '코덱스200'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3월말 2.92%에서 25.45%(17일 기준)으로 급등했다. 지난 2일 상장된 '타이거200'의 외인 지분율은 73.64%에 달한다.

업계에선 지난 달까지만 해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적극 환매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ETF 매수를 재개했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ETF 수익률 급등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안정균, 지미경 펀드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ETF 기본 구조가 지정 판매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바스켓 주문을 한 뒤 해당 자금이 운용사로 들어오는 것이어서 ETF 자금은 이미 주식을 매수한 집행자금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일반 주식형펀드 자금과 같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신규자금으로 여기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이어 "ETF로 외인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은 외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전망이 밝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국내 증시의 상승을 뒷받침해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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