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찬성vs반대론자 첫 진검승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4.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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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운하 찬성·반대 측 논객들이 처음으로 '진검승부'를 벌였다.

이날 '한반도 대운하와 영향평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2008년 춘계 학술발표대회'에서는 찬성·반대 측 대표 논객 2명씩 총 4명이 발제자로 참가해 대운하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영향 등 사안에 대해 발제했다.

홍종호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상훈 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반대 측 대표로,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와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찬성 측 대표로 각각 발제자로 참가했다.



◇찬성측 "운하는 미래위한 결단"= 박재광 교수는 "국토개발 사업의 찬반을 논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목표 시점'"이라며 "현재인지 10년·50년·100년 뒤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18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와 영향평가' 토론회에서 대운하 찬성·반대측을 대표하는 논객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 18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와 영향평가' 토론회에서 대운하 찬성·반대측을 대표하는 논객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운하가 필요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향후 도로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교통체증·인명사고·도로파손·대기오염 등 미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적 물류 이동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



박 교수는 "한반도의 7분의 1밖에 안되는 벨기에가 2006년까지 한국보다 수출을 많이 했던 이유는 85%의 공장이 운하에 접해 있어 물류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라며 "운하를 따라 공장지대를 형성하고 물류 이동이 본 궤도에 이르면 도로나 철도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단체들의 '운하 반대' 움직임에 대해 "고속철도를 건설할 때 한 환경운동가는 '느림의 미학'을 강조했는데 이제는 '운하가 너무 느리다'고 반대한다"며 ""단순히 운하만 반대하기보다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석순 교수는 "(운하건설 과정에서) 준설로 인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수생태계는 육상생태계와 달리 회복력이 빨라 공사기간에만 일어나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론자들이 '운하 때문에 물의 흐름이 느려져 자정능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화천·춘천·의암·소양·청평 등 계속되는 댐으로 연결된 북한강의 수질이 우리나라 4대강 중 가장 좋다"고 반박했다.

◇반대측 "물류효과·경제성 전혀 없는 운하"= 박재광·박석순 교수 등 찬성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비판의견도 잇따랐다.



홍종호 교수는 찬성측이 '2020년 물동량이 현재의 2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국내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전자제품 등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형 수출물량이 더 중요해지면 물동량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운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산업 부문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일차적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송부문 온실가스 저감대책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면 영국 런던 등 대도시에서 시행하는 도심 주요지역 혼잡통행료 징수 정책 정도는 도입하려는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훈 교수 역시 찬성측이 '댐이 많은 북한강이 댐 없는 남한강보다 수질이 좋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북한강 수질이 좋은 것은 상류에 오염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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