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사, 수사 경과와 기록

김지민 기자 2008.04.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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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여간 법조계와 재계를 비롯, 세간에 적잖은 파문을 던졌던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수사가 17일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일단락 됐다.

사실상 '성역'으로 치부되어 지난 대선자금 수사를 제외하곤 사법사상 단 한 번도 수사의 칼날이 미치지 못했던 이건희 회장 일가와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의혹의 실태를 파헤친 이번 수사는, 재계는 물론 정·관계 등에 엄청난 파장을 던지면서 오랜 시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삼성그룹의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줄소환 과정에 진풍경도 연출되는가 하면,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수조원대의 차명계좌를 찾아내는 등 수사를 하면서 갖가지 진기록도 남겼다.

◆ 수사경과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수사는 지난해 10월29일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 50억원 비자금 차명계좌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예고되기 시작했다.



이후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서 '떡값 검사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특검팀 출범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에 정상명 검찰총장은 지난해 10월3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에서 (수사) 검토해 보겠다"고 밝히면서 수사의 결정적 전기가 마련됐다.

이어 정성진 법무장관도 "삼성 비자금 수사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밝혔다.


이런 와중에 같은 해 11월5일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은 2차 기자회견을 갖고 "떡값 검사 리스트에 최고위급 검사 여럿 포함됐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경악했고 여론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5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같은 달 12일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3차 기자회견을 갖고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등 전현직 검찰 수뇌부 3인의 '떡값'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배경을 뒤로하고 조준웅 특검팀이 지난 1월10일 전격 출범하면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줄소환이 이어졌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삼성가의 안주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건희 회장 등 이씨 일간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졌다.



특검팀은 수사를 통해 삼성생명의 지분 16%가 이 회장의 차명지분이며, 삼성 임원들의 이름으로 관리하는 차명자금이 삼성생명 2조3000억원 등 모두 4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발행을 통해 경영권 불법 승계에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이 주도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포착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이 회장에게 보고한 사실도 추가적으로 밝혀냈다.

◆ 수사가 남긴 기록= 특검제도가 도입된 이후 7번째 시행된 삼성 특검은 갖가지 진기록을 남겼다.



수사 기간도 99일로 '이용호 게이트' 수사를 했던 차정일 특검팀의 105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수조원대의 차명계좌를 적발했다.

또 이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을 처음으로 압수수색한 기록도 남겼다. 승지원은 삼성그룹의 심장부이자 경영정신의 메카로 알려진 곳.



특검팀은 또 삼성 창립 이후 처음으로 삼성 전략기획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경기 용인의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 등 삼성그룹 전 반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1만여점이 넘는 미술품을 압수하는 등 압수한 자료만으로 치면 특검 도입 후 최대다.

확보한 자료만도 1톤 트럭 서너대 분량이라는 것도 눈에 띈다.



이외 소환 인원만 100여명이 넘었고 조사를 받은 관련자들의 수를 합치면 200여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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