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 곧 인도에… 최대 고비 직면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4.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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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국가, 티베트 난민수도 가장 많아 대규모 반중국 운동 예고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최대의 고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호된 시련을 겪은 뒤 최근 며칠간 아르헨티나, 탄자니아, 오만 등을 지나며 숨을 돌렸다. 하지만 베이징 입성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가장 큰 시련이 찾아왔다. 가장 '적대적'인 인도를 통과해야한다.

인도는 티베트 난민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그 수만 10만명에 이른다. 인도 국민들은 정서적으로도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편이다. 17일 성화 도착이 예정된 수도 뉴델리에선 한달 전부터 반중국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뉴델리 주재 중국 대사관은 티베트 난민 난입사태를 겪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티베트 자유화운동 비정부기구(NGO)인 티베트청년의회는 공개, 비공개 양쪽 측면의 성화봉송반대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티베트청년의회는 우선 공개적으로 수천명의 티베트 난민들이 참가하는 반(反)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을 계획 중이다. 이른바 올림픽 성화에 반대하는 의미의 성화를 봉송한다는 구상이다.



이 정도쯤은 애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티베트청년의회는 비밀리에 베이징올림픽 성화 탈취를 계획하고 있다. 성화 봉송을 보호하기 위해 수천명의 경찰 인력과 군 특공대가 투입됐지만 이들은 성화 봉송을 기필코 뉴델리에서 중단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티베트 자유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올림픽 성화가 하루 빨리 뉴델리에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성화가 자신들의 주장을 세계에 알릴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 프리티베트학생운동 인도지회 의장 텐진 초잉은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0년 동안 이처럼 좋은 기회는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인도 정부는 행여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반대 움직임을 고려, 성화 봉송 구간을 단축하긴 했지만 예상 이상의 반중국 운동 규모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인도 정부는 티베트 자유화를 지지하는 국민 정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는 자국의 고속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이미 세계 일류권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친분 유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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