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대신 '챔피언뱅크', 주연은 우리금융?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이상배 기자 2008.04.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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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 "산업은행 고집 안한다", 메가뱅크 논란 부담덜기

'메가뱅크' 방정식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이 역시 메가뱅크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놓았다. 산업은행을 빼고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만 합병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문패도 메가뱅크 대신 '챔피언뱅크'로 바꿔 달았다. 다소 복잡해졌지만 메가뱅크 윤곽은 더욱 선명해졌다.
 
◇"메가뱅크≠산업은행 민영화"= 강 장관은 15일 브리핑에서 "원래 인수위 시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것은 챔피언뱅크"라며 "꼭 산업은행을 챔피언뱅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가뱅크 아이디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형은행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지 산은 민영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인 셈이다. 지금까지 메가뱅크가 산은 민영화 방안으로 인식되면서 금융위원회와 불협화음을 내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항변에 가깝다.



강 장관이 "산은 민영화 계획과 상치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확대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민영화한 산업은행이 메가뱅크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관련 논의도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메가뱅크가 산업은행의 조속한 민영화를 추진하는 금융위에 '딴지걸기'처럼 비춰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재정부 역시 산은을 고집하지 않는다. 메가뱅크의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재정부 관계자는 "자산이 크다고 무조건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중국 은행들이 지금 세계 금융시장을 휘어잡고 있어야 한다"며 "초대형 은행은 많았지만 경쟁력은 낮았던 과거 일본 사례에서 보듯 덩치만 크다고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메가뱅크 핵심축 되나= 산업은행이 빠진 자리는 우리금융지주가 메울 공산이 커 보인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회사가 금융지주회사를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지주회사 지배는 금융지주회사이거나 사모펀드(PEF), 해외금융회사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우리금융지주가 메가뱅크의 핵심축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메가뱅크에서 산은이 빠지는 대신 우리금융지주가 산업은행 IB부문과 대우증권, 기업은행 등을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도 최근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기업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상태다. 현재 우리금융이 기업은행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11조원 정도다. 현금으로 3조원을 동원하고 부채를 통해 8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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