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명품업체의 인색한 기부금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4.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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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명품업체의 인색한 기부금


'명품 바람'으로 해외 명품업체들의 국내 매출이 '쑥쑥' 늘고 있다. 최고 인기 명품으로 통하는 루이비통의 국내 매출 증가세는 눈부실 정도다. 루이비통코리아가 1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689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39% 신장률이다.

이익 증가율은 더욱 화려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1억원, 순이익은 175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75%, 124%나 급증했다. 2006년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35% 증가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 순이익은 82%, 9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루이비통이 한국 사회에 내놓은 기부금은 눈부신 수익과는 대조적이다. 감사보고서 기부금란은 0으로 채워져 있다. 그나마 2006년엔 235만원을 기부했던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더욱 늘었지만 기부엔 인색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01년, 2002년, 2004년에도 기부금이 '0'이었다. 2003년(579만원), 2005년(125만원), 2006년(235만원)엔 '쥐꼬리' 만큼 기부했다. 2006년 기부금 235만원은 매출액 대비 0.00194%에 불과했다. 2006년 기준 국내 상장사들의 기부금 비중이 매출의 0.21%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루이비통 백이 보통 1개에 100만~200만원을 호가한다는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을 법 하다.



다른 명품업체들의 기부금 행태를 살펴봐도 다르지 않다. 구찌그룹코리아는 지난해 14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130만원을 기부하는데 그쳤다. 매출 대비 0.009% 수준이다. 에르메네질도제냐코리아는 매출 252억원에 51만원을 기부했다. 펜디코리아는 199억원 매출에 38만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553억원의 매출을 올린 페라가모코리아는 감사보고서상 재무제표에 기부금 항목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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