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투자 대폭발..이틀새 5조 꿀꺽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4.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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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매수→캐피탈·회사채 이동 예상"

이 기사는 04월11일(16: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이 폭발했다.지난 10일 2조7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11일 2조5000억원의 은행채가 쏟아졌다. 투자 수요도 동시에 폭발했다.



올 2분기 은행채 만기가 30조원에 달해 은행채가 채권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마치 은행채 뿐 아니라 카드.캐피탈 등 여전채로 매수세가 옮겨붙었던 지난 2월을 연상케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행된 은행채(산금채, 중금채 포함)는 총 2조7250억원으로 지난 1월초 은행채 발행이 급증했던 때보다 1조원 가량이 더 많았다. 국민은행이 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2000~3000억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했다.



11일에도 채권시장이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발행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 2000억원대로 향했고 오후 3시 현재 약 2조5400억원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은행이 밀어내기가 아닌 투자자들의 당기기가 진행된 것이다. 발행금리도 민평 수준이다.

2분기 이후 은행권의 대출드라이브 가능성, 정기예금 유입 감소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차환 발행 부담 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투자자들이 본 것은 무엇일까?
ⓒKIS채권평가, the bell, 단위 : 10억원ⓒKIS채권평가, the bell, 단위 : 10억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마당에 은행채 신용스프레드가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해 상대적인 메리트가 부각된 것을 꼽을 수 있다. 국고채 금리는 금리인하 기대를 이미 상당부분 반영한 터라 은행채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중은행 자금담당팀장은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시그널을 준 이상, 금리 하락과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행채 매수세가 많다"며 "지금은 '발행이 많다'가 아니라 '수요가 많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습효과도 가세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은행채 신용스프레드가 머니무브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했을 당시 보험사나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을 제외한 다른 기관투자들의 매수세는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IS채권평가, 단위 %pⓒKIS채권평가, 단위 %p
은행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돼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면 다음은 카드채, 회사채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에도 은행채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이후 카드채와 캐피탈 채권으로 매수세가 이동했다. 이후 회사채 투자로도 연결됐다.

다만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고, 지난 3월부터 은행권이 대출을 다소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은행채 발행이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 자금담당팀장은 "3월말까지는 1월에 조달해놓은 자금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4월부터는 정기예금 증가세 둔화, 꿈틀거리는 대출 드라이브, 다시 고개드는 주식시장 등의 요인으로 은행채 발행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 은행별로는 10일과 11일처럼 은행채 매수세가 붙었을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자금 조달에 여유를 갖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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