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헌 자리에 재개발 부푼 꿈 만발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4.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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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영등포·성동구치소 이전 청사진 발표

길고 높은 담장과 철책이 이어져 있고 감시탑이 줄지어 선 구치소. 그 주변은 아무리 좋게 봐도 '아름다운 주거단지'의 풍경과는 약간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치소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주변 부동산 가격은 오르게 될까.

영등포구치소와 성동구치소의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영등포구치소는 이전 후 개발 청사진이 최근 구체적으로 발표됐다. 성동구치소도 옮겨갈 곳이 정해져 이전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 집값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여러 해 전부터 이들 구치소의 이전계획이 사람들 입을 타면서 이미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오랫동안 구치소 이전 문제가 입에 오르내리기만 할 뿐 실제로 이전되지 않다보니 실제로 구치소가 이사가야 믿을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사실 이들 구치소가 있는 주변지역은 구치소 이전 말고도 기다리고 있는 다른 호재들이 있다. 재개발사업이나 지하철 개통 등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치소 이전에 이런 호재까지 겹친 효과가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게 될지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영등포 교정시설 부지, 복합단지 들어선다

영등포 교정시설 부지에는 구치소와 교도소가 함께 있다. 각각 서울시 구로구 신천지길 60(고척1동 102-1) 일대 및 구로구 경인로 570(고척1동 100) 일대에 있으며 거의 붙어 있다. 교정시설의 부지면적은 10만652㎡이며 이전 후 개발하게 되는 면적은 총 11만970㎡에 이른다.

고척동에 있는 교정시설은 천왕동에 새 부지를 마련해 옮겨갈 예정이다. 천왕동 교정시설은 오는 201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척동 교정시설 부지는 천왕동 교정시설을 신축해 이전을 완료 후 2011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척동 교정시설 부지는 주거 상업 문화 업무가 어우러진 복합개발단지로 개발하게 되며 인근 개봉 역세권과 연계한 특별계획구역을 수립해 서남생활권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곳 개발에는 SK컨소시엄(SKㆍ대우ㆍGS건설과 대림산업, HHI)이 맡았다. 전체 사업비는 1조6321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척동 이적지에는 전체 연면적 44만2944㎡ 규모의 대단위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은 올 11월 천왕동 교정시설 건축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현 고척동 교정시설 부지는 2011년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오는 2014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등포구치소 주변, 재개발 기대

영등포 교정시설 중 구치소가 위치한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일대에는 구치소 이전 외에 다른 호재들도 대기하고 있다. 우선 구치소 주변 일대가 재개발지역으로 정해져 있는 상태다.



이곳은 재개발사업이 4개구역 2614가구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업승인 구역은 7만3282㎡, 1001가구이며 추진대상 구역은 8만7334.6㎡, 1616가구다.

인근에는 스포츠 문화 콤플렉스도 들어선다. 고척동 63-6 등 12필지 5만7261㎡의 고척동 운동장 부지다. 올해 설계 및 착공을 해 2010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2만석 규모의 국제규격의 하프돔 야구장, 야구 명예의 전당, 25m 7레인의 수영장, 휘트니스 센터, 다목적 영화관과 공연장 등이 계획돼 있다.



주변 남부순환도로는 지하화하고 차로도 넓어진다. 오류IC에서부터 안양교 구간 남부순환로가 평탄화 및 구조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봉역 앞에는 706m의 지하차도를 만든다. 또 1160m 구간이 기존 4~6차로에서 5~6차로로 차로가 확장된다.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4구역의 경우 2~3년 후에는 관리처분인가가 나올 것으로 보여 가장 주목받는 곳"이라며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3.3㎡당 2000만원선에서 아파트는 3.3㎡당 2300만~2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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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치소 주변, 지하철 신설된다

성동구치소가 자리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일대에는 지하철노선이 하나 더 들어온다. 지금도 8호선 가락시장역, 5호선 오금역과 개롱역이 지나고 있어 이 일대는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여기에 지하철 3호선 연장구간이 내년 10월 완공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3, 5, 8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수서역에서 연결되는 3호선 연장구간에는 가락시장역, 경찰병원역, 오금역 등 3개 역이 들어선다.

성동구치소는 송파구 가락동 162 일대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는 2011년까지는 문정동 법조타운으로 이전하게 된다. 지난 2005년 5월 문정 장지지구 내 교정시설이 도시계획으로 결정되면서 성동구치소 이전이 확정됐다. 이전시기는 문정지구의 도시개발사업 진행과 법무부의 내부 계획에 의해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성동구치소가 이전하고 남은 자리에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서울시와 법무부가 합의를 해야 할 사항이며 올해 안에는 토지이용계획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이곳에 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특목고 등 교육시설이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다. 한때 이화외고가 들어온다는 소문까지 돌았었다. 또 방송통신대학이 들어온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의 정책에 따라 장기전세주택인 '시프트'가 건립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또는 영등포구치소 이전사례를 바탕으로 복합단지가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동구치소 인근의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치소 이전문제는 몇년 전부터 나온 얘기여서 이미 부동산가격에 반영이 돼 있는 상태라고 봐도 된다"며 "그렇지만 내년 말 3호선이 완공되고 2011년 성동구치소가 나가면 두 번의 가격상승기회가 남아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일대는 다른 곳과 달리 거래가 많이 돼 지금은 집값이 많이 빠진 상태"라며 "작년보다 집값이 7000만원에서 8000만원 정도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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