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10%는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4.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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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740대 안착…외인 매수세도 상승흐름에 한 몫

역시 미국이 해결사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3%대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지수가 힘도 안들이고 숙제를 해결했다.

지난주말 장대 양봉을 만든 뒤 이번주초 이틀간 1700선을 놓고 숨고르기를 펼치던 코스피지수가 단번에 1740대로 치솟았다. 3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고 90일 이평선에 다다랐다.

개장가로 이미 승부가 났다. 리먼브라더스가 17.6%, UBS가 14.6% 폭등한 것을 따라하기라도 하듯이 은행주 시세가 폭발했다.



은행업종은 이날 8.6%나 급등했다. 시총 5위인 국민은행 (0원 %)이 11.07%(6400원) 급등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 (11,900원 0.0%)신한지주 (55,800원 ▲300 +0.54%)가 각각 8.38%와 6.03% 오르며 주가 급등의 선봉에 섰다. 시총 상위 종목 이외에도 하나금융지주 (61,700원 ▲100 +0.16%)가 11.36%, 한국금융지주 (73,600원 ▲600 +0.82%)가 13.54% 치솟았다.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가 1.32%, 1.63%, 2.09%, 그리고 이날 3.93% 오르는 등 나흘째 연일 상승폭을 확대했지만 눈에 차지도 않을 정도였다.



이날 코스피 대표 변동성은 21%로 떨어졌다. 전날 미국 S&P500 옵션변동성 지수(VIX)가 22%대로 급락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처럼 변동성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연속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도 주가 상승세 지속에 대한 확신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2386억원을 순매수하며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19일 연중 최대규모인 53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13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끝낸 이후 외국인의 거래패턴은 분명 크게 바뀌었다. 그 전까지 가뭄에 콩 나듯 보이던 순매수가 자취를 감추고 이젠 순매도를 찾기 어려운 상태로 반전됐다. 올 들어 3월19일 이전까지 순매수는 8번에 불과했는데 19일 이후 이날까지 순매도는 단 이틀에 그쳤다.


시장 심리도 완벽하게 돌아섰다고 보는 게 옳은 판단일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국 금융시장에 만연된 경색, 불안, 우려, 디폴트 등의 부정적 단어가 증시를 짓눌러 왔지만 연준리(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자금공여에 따라 누적돼 있던 유동성이 돌파구를 찾고 주가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이날과 같은 시세를 만들었다는 게 분명 달라진 점이다.

남은 과제은 코스피지수가 어느 선까지 뜰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이에 대해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별로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봐도 1800p는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1800선은 이날 종가보다 10% 높은 레벨이다. 또한 경기선으로 알려진 120일 이평선이 지나가게 될 레벨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주식시황팀 연구위원은 "국민은행 7만원, 코스피 1800선까진 가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주가순익배율(PER) 12배 또한 1830선이기 때문에 이럭저럭 1800선이 다음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만일 경기 인식도 바뀌게 된다면 1900도 가능할 수 있고 2000선을 다시 볼 지도 모른다. 주가가 가는 방향으로 계속 가는 속성을 감안하면 1537까지 추락하면서 역버블을 만든 것처럼 1800선 위로 또 한번 버블을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말 미국 4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거나 1분기 기업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하게 발표된다면 경기 관점까지 뒤바뀔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시장 가격 결정 툴이 변화된 것이 아니라면 중립적인 밸류에이션 이상으로 주가가 치솟는 것은 부담이다. 주가 상승의 주도주인 IT·금융·자동차 주가에 이미 실적 호전 및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반영돼 있는 것이라면 엄청나게 좋은 실적이 나와야만 주가 추가상승 모멘텀이 부여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앞날까지 생각할 일은 아니다. 일단 1537에서 바닥을 쳤고 상승세로 돌아선 국면이기 때문에 일단 1800선에 도달한 뒤 다시 고민하는 게 나은 방법론일 수 있다.



그때 가서 베어마켓 랠리였다면 주가는 다시 빠질 것이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라면 2000선을 얘기할 수 있게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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