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또 한번의 수퍼 화요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4.0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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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금융주..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4월 첫날, 2분기가 시작되는 첫날, 미국시장은 완벽했다. 만우절(April Fools'day)의 거짓말이라고 할만큼 모든 조건이 충족된 주가 급등이었다.

다우, S&P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3%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의 3%대 급등은 올 들어 3번째다. 미 연준리(FRB)가 신규 유동성 공급조치(TSLF)를 단행한 3월11일,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금리를 인하한 3월18일, 그리고 4월1일. 공교롭게도 모두 화요일이었다.



4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리먼브라더스가 17.6%, 금융업 최대의 자산상각을 발표한 UBS는 14.6% 폭등했다. 시장은 베어스턴스가 JP모간에 인수당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긍적적인 해석을 내렸다.

미국 금융업종이 6% 급등했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이 11.3%,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8.7%, 세계최대 증권사 메릴린치가 13%, JP모간 체이스 9.4%,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7.7% 등, 전 금융부문에 걸쳐 대부분의 종목이 5% 이상 급등했다. 다우 30종목이 모두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달러도 강세를 나타냈다. 엔/달러환율은 단번에 100엔선의 저항을 뚫고 102엔선까지 근접했다. 유로화는 1.56달러로 밀렸고 달러인덱스는 72.6선으로 치솟았다.

미국채 수익률도 급등했다. 2년만기 수익률은 1,80%로 0.21%p, 10년만기는 3.56%로 0.17%p 올랐다. 3개월 및 6개월 재무성 증권 수익률도 상승했다. 위험회피 인식이 사라지면서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빠져나와 주식시장으로 이전하는 대표적인 증거다.

주요 상품 가격을 대표하는 로이터-제프리 CRB인덱스는 사흘째 하락했다. 지난 20일 저점선인 380선을 밑돌 경우 420선에서 고점을 쳤다는 선언이 가능하다.


시장 위험도, 즉 변동성을 나타내는 S&P500 옵션 변동성지수(VIX)는 22.68%로 급락했다. 2월말 이후 가장 낮은 레벨이며 3월중 지지됐던 25%선이 완벽하게 무너졌다.

미증시 급등, 달러 강세, 미국채 수익률 상승, 상품가 하락, VIX 급락. 어디에 헛점이 있는지, 어떤 부조화(Divergency)가 있는지 찾기 어려울만큼 모든 금융시장 지표들이 상호 승수효과를 냈다.



따라서 지난달 27일 장대 양봉을 기록하며 60일선을 돌파한 뒤 이후 이틀간 추가 상승에 제한을 받던 코스피지수가 또 한번 급등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외국인이 사흘 연속 주식현물을 순매수하고 기관의 프로그램 비차익 순매수가 나흘째 이어지는 등 쌍끌이 매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2월 고점(1739.60) 돌파를 이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달 17일 연저점(1537.53)에서 시작된 주가 반등이 1600∼1740의 박스권을 넘어서게 되면 베어마켓 랠리 인식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1740선을 돌파하면 150, 180, 200일 이평선이 지나가는 1830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영역으로 돌입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최고치(2085.45)부터 연저점까지 550p 낙폭의 절반을 되감는 게 된다.

1740p와 1830p는 월봉 차트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1740선 위로 오르면 월봉 5MA를 돌파하는 것으로써 추세하락과는 이별이 가능하다. 1830선인 월봉 10MA까지 넘어서면 주가 재상승 국면 돌입을 거론하기 충분하다.



전날 반도체와 금융주가 확실한 주도주로 떠올랐다. 전기전자 업종 차트는 이미 연고점을 넘어선 상태며 은행·증권·보험 업종도 60일선이 돌파되면 상승 탄력이 배가될 수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중국 증시 때문에 중국 관련주에 대한 베팅은 다소 부담되는 상태다.

주가가 바닥을 확인한 뒤 설마설마하는 사이에 상승세로 반전됐고 추가 상승 국면으로 돌입할 경우 주도주가 확산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주도주가 시세를 더 뽑을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펀더멘털과 실적 부담이 있는 현 시점에서는 가는 종목에 올라 타는 것이 편한 베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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