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해 외환銀 배당재원 확보?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4.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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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M&A]③ 초조한 론스타

이 기사는 04월01일(17: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금 회수율은 85%에 달한다.



기존 투자회수금과 지난해 결산배당금 2303억원을 합해 총 1조8398억원을 거둬들였다. 외환은행 인수금이 2조1548억원임을 감안하면 원금 회수를 위해 약 3150억원만 남은 셈이다.

론스타가 회수를 완료할 길은 세가지다.



첫번째는 외환은행 (0원 %)을 통째로 파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고 깔끔하지만 이 방법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시비'에 관한 국내법원의 판단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론스타는 남은 지분(51.02%)을 지난해 9월 영국계 HSBC에 5조9000억원에 팔았지만 우리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해 대금을 수령하지 못했다. 더욱이 계약 시한이 이달 말로 한정돼 있어 본계약은 파기될 위기에 놓였다.

두번째는 HSBC 계약건의 파기를 전제로 보유지분을 10% 이하로 쪼개 블록세일하는 방법이다.


현행법 상 10% 미만(비금융주력자 4%)의 지분은 당국의 심사없이도 매매가 가능하다. 론스타는 지난해에도 외환은행 지분 13.6%를 이 방식으로 144개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경영권프리미엄이 반영되기 어렵고 지분을 최소 6조각으로 나눠 각각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마지막은 배당을 통한 길이다.



배당은 첫번째와 두번째 방법 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 정서적으로 적대적인 한국에서 하루빨리 탈출하려는 론스타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투자금 회수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외환은행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중 보유주식을 현금화하면 배당재원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외환은행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중 주식의 장부가액은 약 2조2832억원. 취득원가(8589억원)를 고려하면 차익이 1조4243억원에 달한다. 여기엔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등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들의 지분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주식을 내다판 게 아니기 때문에 회계처리상 차익은 대차대조표 상의 차변, 자기자본 항목의 자본조정항목에 더해진다. 주식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쥐게 되면 손익계산서 상에서 영업이익으로 분류, 주주들이 배당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현금화가 불가능하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지난 주총에서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등 경영정상화된 기업의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며 "현대건설 매각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4월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뽑겠다는 기존 계획을 강행할 계획이다.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구체화하자 이를 맹비난한 외환은행은 처지가 비슷한 우리은행을 설득해 주주협의회 다수 의결권을 확보, 계획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현대건설 매각이 올해 내에 현실화되면 외환은행은 1조원이 훌쩍 넘는 배당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지난 주총에서 분기마다 배당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론스타는 이 중 절반인 5000억원 이상을 해당 분기말에 확보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매각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보유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도 인수금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은 외환은행의 가치와 론스타의 투자금 회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한국을 떠나기로 한 론스타 입장에서는 (현대건설 매각을 위해) 외환은행을 압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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