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31개 공기업 본감사 중간결과 발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3.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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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DN 감사 총선출마 준비하며 회삿돈으로 유류비 1000만원 집행 등

#한전KDN의 한 감사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주중에 총 14회에 걸쳐 출마예정지를 방문하며 유류비 1000만원을 회사경비로 집행했다. 스포츠 의류용품 등 구입 등 사적용도로 업무추진비 1130만원을 사용했다.

#독점사업 성격이 짙은 증권예탁결제원은 영업활동이 불필요한데도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나이트클럽, 보석구입 등을 위해 총 8억4800만원을 사용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85개 중 175개 영업소의 운영권을 퇴직자들에게 나눠주면서 76억여원의 용역비를 과다지급했다. 또 자회사 한국건설관리공사가 비효율성 등으로 민영화 방안마련 통보를 받았지만 오히려 설계업체 인수계획을 수립하는 등 덩치키우기에만 급급했다.

감사원은 31일 본감사 일주일만에 이같은 내용의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31개 공기업 감사 결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방만하고 편법적인 인사운영, 복리후생비 과다지급 등이 매우 심각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11개 회사의 감사결과를 먼저 발표했으며 이례적으로 기업의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인사운영은 방만하게 복리후생비는 많이=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업무구조조정을 위해 기존 102개 팀을 85개 팀으로 축소개편했으나 오히려 팀장급 인사는 176명에서 196명으로 20명 더 늘렸다.

한국조폐공사와 대한석탄공사는 인사청탁을 받고 자격증 점수 등을 조정해 탈락될 가능성이 높은 자를 부당채용했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키거나 인건비를 편법 인상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한국마사회는 직원들의 실제 초과 근무시간에 따라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정액으로 부당지급했고 '시간외 근무수당'을 나중에는 기본급에 편입해 인건비를 편법인상했다.



중소기업은행은 2006년 12월에 50억원, 2007년 8월 및 12월에 200억원을 '시간외수당' 명목으로 전직원에게 나눠먹기식으로 지급했다. 한국수출보험공사도 사기진작 명목으로 지난 2005년 총 2억9600만원을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일률지급했다.

한국토지공사는 미실현이익을 제외한 순이익을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해야 하지만 현금유입이 없는 미실현 이익을 기준으로 2005~2006년 39억원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사업의 수익 215억원을 부대사업 부문 수익으로 계상하고 부대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431억원을 도로사업 부문으로 전가하면서 부대사업 부문의 순이익 646억원을 과다 계상했다.



이외에도 투자주식 감액손실 312억원이 발생하자 이를 도로사업 부문으로 손실을 전가하고 도로점용료 수입 215억원은 부대사업 부문의 수입으로 계상하는 등 분식회계하며 사내근로 복지기금에 31억여원이나 과다출연했다.

◇자회사 편법지원도 여전=한국전력 (22,250원 ▲50 +0.23%)은 지난 2005년2월 출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에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하면서 토지에 있는 도시계획시설이 즉시 지정해제가 가능한데도 매각 후 지정해제하기로 하고 시세의 1/3수준인 276억원에 매각했다.

한전산업개발은 이 토지를 민간건설업체에 984억원에 팔며 60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감사원은 이번 본감사를 위해 총 감사인력 650명의 절반인 340명을 감사에 투입했다. 오는 4월18일 본감사 결과를 마무리 한후 5월에는 다른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2단계 예비감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성용락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정권초기가 아니면 공기업의 부정부패를 바로잡을 수 없다"며 "감사원의 공기업 감사와 관련, 표적감사 논란이 있으나 의도한 바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다수기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를 유형화, 공기업 민영화 관련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지난 26일에도 '이례적'으로 대한석탄공사, 증권예탁원 등의 비위행위를 밝히며 검찰에 관련자들을 수사요청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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