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파산한 엔론 망령에 사로잡혔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3.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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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채권단에 16억6000억달러 지급 합의

2001년 파산한 에너지 기업인 엔론의 망령이 가뜩이나 신용경색에 따른 손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씨티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씨티그룹이 2003년부터 끌어오던 엔론 채권단과의 집단 소송에서 16억60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키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또 엔론에 대해 보유하고 있던 42억5000만달러의 권리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엔론 채권단으로 구성된 엔론채권자회복회사(ECRC)는 그동안 씨티그룹이 엔론의 파산에 책임이 있다며 200억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진행해왔다. 엔론 채권단은 지난 2003년부터 11개 주요 은행들에 대해 엔론 파산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채권단은 다른 은행들과는 소송끝에 합의를 마쳤으며, 씨티그룹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었다.

ECRC의 회장인 존 레이는 "오늘 결정은 엔론 재산에 대한 대단한 성취"라며 "채권단을 대신해 16억6000만달러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JP모간체이스도 지난 2005년 8월 3억5000만달러에 채권단과 합의했다.

엔론은 회계부정 파문으로 지난 2001년 12월 결국 파산했다.

엔론의 뒤를 이어 봇물처럼 터진 회계부정 스캔들은 결국 월드컴, 글로벌크로싱, 아델피아, 타이코 등 대기업들의 줄도산을 야기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은 미국 정부가 사베인스-옥슬리법을 도입해 미국 기업들의 회계 규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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