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李 '동반출마', 14일간의 휴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3.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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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투쟁 잠시 봉합...총선후 당권경쟁 불뿜을듯

↑ 이상득 국회부의장(왼쪽)과 이재오 의원↑ 이상득 국회부의장(왼쪽)과 이재오 의원


한나라당 핵심 실세간 권력투쟁이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이 25일 약속이나 한듯 4.9 총선 출마를 동시에 선언하고 나서면서다.

이른바 '형님 용퇴론'과 여권 실세 '동반 불출마론'이 급격히 잦아들면서 한나라당 친이계 내부의 '파워게임'은 총선때까지 약 14일간의 '한시적 휴전' 상태에 돌입했다.



◇ 이상득·이재오 권력투쟁 일단 봉합국면= 권력투쟁의 '분출'과 '봉합' 과정은 닮은 꼴이었다. 이날 한나라당은 공천 갈등이 일거에 터져나왔던 지난 23일만큼이나 긴박하게 돌아갔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도부 책임론 제기, 이 부의장에 대한 불출마 요구,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명박 대통령과 이 의원 회동 등이 이어졌던 지난 23일. 당시를 재연한 듯 이 부의장과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잇따라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깊은 생각끝에 이번 선거에 출마키로 했다"고 말했다. "평의원직 외에 그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 대통령의 친인척으로 처신을 잘하겠다"며 한껏 몸도 낮췄다.

그러면서 "공천을 반납하라고 하는 분들에게 아무런 유감도 없다. 당과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측을 향해 사실상 '휴전'을 제의했다.

뒤이어 이 의원도 서울 구산동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 부의장과의 갈등 기류에 대해 "대통령의 친형하고 견해가 다르더라도 권력투쟁을 하겠나"라며 부인했다. "대통령을 만든 사람으로서 내 개인이 더 이상 권력에 대한 욕심은 없다"며 권력투쟁의 뜻이 없다는 말도 했다.


이 의원은 "제가 불출마를 고민했던 것은 맞지만 대통령께 동반 사퇴를 건의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갈등의 뿌리였던 '이상득 불출마론'과 일각에서 제기되던 '동반 불출마설'이 일단 수면 아래로 잦아든 셈이다.

◇ 李대통령 '중재(?) '14일간 휴전'은 하지만= 악화일로에 있던 갈등이 일단 수습된 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 권력투쟁이 몰고 올 민심 이반을 우려한 이 대통령이 일종의 '조정자'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 의원이 이날 이 대통령과의 회동 내용에 대해 "18대 총선 전반에 걸쳐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두 핵심 실세의 거취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의 한 관계자는 "23일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이 회동한 이후 동반출마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총선 승리가 지상과제인 만큼 이 대통령이 권력투쟁에 대한 우려를 전하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시 봉합된 여권내 파워게임은 총선 이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이 일견 무마된 것처럼 보이지만 '본게임'을 앞둔 '14일간의 평화'라는 점에서다.



총선 이후 당내 권력투쟁의 '백미'는 올 7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의 역학 구도로 볼때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던 이 의원측과 소장파 연대가 한 묶음을 이루고, 이 부의장과 강재섭 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등이 연합하는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까지 어우러질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당권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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