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여 '감싸기'vs 야 '흠집내기'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김은령 기자 2008.03.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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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공공성 확보 최우선 과제..."MB임기내 통신료 20% 인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17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임기내 통신요금 20% 인하'를 강력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인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최 내정자의 군대 탈영, 아들의 부동산투기, 여론조사 정보누출 등 다양한 의혹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날선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최 내정자에 의획에 대한 해명과 통신요금인하 및 방송 공정성 확보 등 정책추진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 대조를 보였다.

◇'임기내 통신료 20% 인하 추진하겠다'



최 내정자는 이날 여러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 공세속에서도 방송통신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원회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했다.

최 내정자는 우선 이 대통령의 통신공약인 임기내 통신료 20% 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그동안 이동통신요금의 불가침 영역중 하나로 꼽혔던 가입비의 인하에도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최 내정자는 "통신요금이 가계당 13만5000원으로 집계되는데 생활수준에 비해 많이 높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요금인가제 폐지와 재판매 활성화 등은 자유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옳은 방향"이라며 "이런 여건(경쟁활성화)이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방통위원회에서 여러 방도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 내정자가 임명될 경우 방통위는 옛 정보통신부가 경쟁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마련한 요금인가제 폐지, 재판매 활성화 등을 담고 있는 통신정책 로드맵을 강력히 추진, 경쟁을 통한 통신요금 인하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송구조 개편 "의견수렴부터 해야"



최 내정자는 대통령 최측근의 방통위원장 임명에 따른 방송장악 의도라는 시선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언론자유의 멘토가 되겠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최 내정자는 방송분야 구조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민공영방송 구조개편 및 신문방송 소유 및 겸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일단 개인적인 견해를 유보하는 입장을 밝혔다.

최 내정자는 "일부 언론과 시민사이에서 (신문방송) 겸업을 허용해주는 것이 어떠냐하는 논의도 있고, 언론의 사회영향력을 감안해서 독점적 우월적 현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문제는 전문가 의견과 국민 의사를 수렴해서 이를 바탕으로 위원회에서 심도있는 토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초대 방통위원회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방송통신융합산업 육성, 방송의 독립성 및 공익성 확보, 옛 정통부와 방송위의 조직통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참여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의 퇴임과 관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견해가 같다"고 밝혔다. 이같은 견해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정현주 KBS 사장 등 방송분야 기관장의 거취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여야 막판까지 날카로운 공방



통합민주당은 이날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내정자에게 각오한 듯 날선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 내정자의 군시절 탈영 기록을 비롯해, 아들의 병역면제문제, 아들의 부동산 투자의혹, 여론조사 정보누출 등 그동안 최 내정자와 관련해 제기된 다양한 의혹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촉박한 청문회 일정으로 인해 의원들의 요청 자료들이 제때에 도착하지 못하고, 최 내정자도 주요 질의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 민주당 의원들은 실체적인 위법사실 등 폭발력 있는 추가사실을 터뜨리진 못했다.



최 내정자는 그러나 아들의 증여세 누락부분에 대해서는 수긍하는 듯한 의사를 밝혔고, 동아일보 정치부장 시절 문광부 직원과 대화를 담은 언론인 개별접촉보고서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내정자가 방통위원장 자질로 꼽은 국가관, 공정성, 조정능력, 전문성 등 모든 부분에 내정자는 문제점을 보였다"고 발언하는 등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최 내정자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질의 공세가 잇따르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 내정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등 나름대로 의혹 최소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 막바지에 이르자, 한나라당의 모습에 발끈한 지병문 의원(통합민주당) 의원이'과잉충성'이라는 표현까지 쏟아냈다. 이에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은 지병문 의원의 '과잉충성'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자칫 여야 의원들의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질될 뻔한 최시중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오후 7시나 돼서야 끝을 맺었다. 방통특위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 내용을 바탕으로 18일 인사청문 심사보고서 채택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통합민주당이 임명 불가 의견을 밝히거나 심사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이 대통령은 24일 이후 최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방통특위는 18일 회의에서 방통위 상임위원 3명(여당 1명, 야당 2명)을 추천하는 한편, 민간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3명도 추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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