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 체념? 가입·환매 문의 '뚝'

증권부 2008.03.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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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펀드판매창구 표정] "약세장 학습효과"

장중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진 14일 일선 펀드 판매창구는 오히려 한산했다. 환매나 가입시기를 묻는 투자자들의 전화도 뚝 끊겼다. 이미 수차례 급락을 경험한 탓에 투자자들이 담담해진 이유도 있지만 아예 체념해버린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민은행 동아미디어지점의 전인수 과장은 "그나마 평소 환매여부와 증시 전망을 묻던 투자자들의 전화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과 1700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혹시나 하고 지켜보던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아예 외면하고 있다는 것.



교보증권 일선지점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저가매수를 권해왔기에 지금은 뭐라 답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도 반등여부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지만 지레 포기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종가에서 1600선을 지켜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저가매수나 환매 움직임은 적은 편이다. 이미 1600선까지 지수가 후퇴한 마당에 환매를 결정기란 쉽지 않다.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매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1월말 1589.06을 저점으로 반등했던 지난 한달여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



반대로 1월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주춤한 것을 후회하는 이들이 창구를 찾기도 한다. 박성희 미래에셋 대치중앙지점 과장은 "이미 1월에 공포심리를 경험해 더 빠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며 "오히려 2월 상승한 뒤 3월에 조정 양상을 나타내 추가 입금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장이 좋지 않으니 증시 활황일 때보다 지점을 내방하거나 펀드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관망하는 이들이 대다수고 막상 펀드에 가입하거나 환매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CJ투자증권 서현지점 관계자는 "지수 급락으로 환매를 하기보다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의 환매는 현재의 손실을 모두 떠안는 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550선이 무너지면 대규모 투매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연 우리투자증권 신사 WMC지점 차장은 "투자자들이 이미 기본적으로 20∼30%정도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오늘 하락장에서 선뜻 추가 매수에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며 "그만큼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객들의 분위기로 볼 때 1550선이 무너진다면 상당수준의 손절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반등을 기다려보려는 심리가 우세하지만 1550선이 붕괴될 경우 1500선까지 위태로울 수 있어 대량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균 우리투자증권 신목동지점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1550선이 무너질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만약 1550이 무너진다면 `팔자'는 개인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강남의 자산가들은 비교적 여유있게 매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1600을 저가매수를 해도 될 지수대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날 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는 장 마감 전 영업직원들이 저가매수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김석훈 팀장은 "지수 상황을 보고 1600초반에 근접할 때마다 고객들이 자율적립식 펀드 5개월치(월 100만원 기준)를 한꺼번에 적립하고 있다"며 "오늘도 고객 30여명 중 25명이 적립식 펀드를 적극적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증시가 어려울 때 매입해 놓으면 나중에 수익이 더 커지기 때문에 PB센터 VIP 고객들은 긍정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대투증권 강한신 이수역 지점장은 "평가손실이 커진 국내 및 해외주식형 펀드 가입 고객들도 의외로 문의 전화나 지점에 상담하러 오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도 "국내,해외주식형 펀드보다는 코스피200지수 ELF(상환수익률 11%~13%)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 손주익 신반포지점 지점장은 "일부 고객들의 문의전화는 있었지만, 손실난 고객 보다는 아직 수익이 나있는 고객의 환매문의가 많았다"며 "다들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단기 반등시 환매하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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