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주지사-밤엔 '클라이언트 No.9'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3.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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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지사 성매매 인정

낮엔 주지사-밤엔 '클라이언트 No.9'


뉴욕주 검찰총장 출신으로 "월가의 저승사자"를 자임해온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 주지사(48, 사진)가 성매매 스캔들에 휩싸이며 미국 정·관·경제계가 들썩이고 있다.

스피처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부인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관한 성매매 소문에 대해 "가족들에 대한 신의를 져버리는 행동을 했다"며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성매매 사실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부과해온 삶의 원칙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실망한다"며 "가족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스피처 주지사의 이날 회견은 뉴욕타임스가 자사 웹사이트에 '스피처 주지사가 주정부 직원들에게 그가 매춘조직과 연계돼 있음을 언급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직후 이뤄졌다.



◇고급매춘클럽의 VIP고객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스피처 주지사는 뉴욕의 고급 매춘조직 엠퍼러스클럽의 VIP 고객이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영업해온 이 클럽은 1시간당 화대가 5500달러에 이르는 최고급 매춘조직으로 VIP고객 명단은 정재계의 유력 인사와 부호들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피치 주지사의 성매매 사실은 지난주 맨해튼 연방 검찰이 고급 매춘 조직에 연루된 용의자 4명을 체포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클라이언트 No.9



스피처 주지사는 예약을 확인하려다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고객 명단을 확보한 연방 검찰은 지난달 13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매춘부와 만남을 갖기로 약속된 뉴욕 출신의 '클라이언트 No.9'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클라이언트 약속장소인 호텔방의 전화를 도청했고 이 과정에서 클라이언트 No.9이 당시 의회 일정을 위해 워싱턴에 머물고 있던 스피처 주지사임을 알아냈다.

스피처 주지사는 호텔 방에서 자신의 예약을 확인하는 전화를 걸었고 이 통화 내용은 고스란히 연방 검찰의 손에 들어갔다. 이로써 연방 검찰은 확고부동한 성매매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스피처 주지사는 지난주 자신이 성매매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며 이에 측근들에게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merican, petite, very pretty brunette

한편 NBC뉴스는 미 연방수사국(FBI) 진술서를 인용, 클라이언트 No.9의 성매매 과정을 보다 자세히 소개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클라이언트 No.9은 지난달 13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크리스텐'이란 이름의 매춘부와 2시간30분 가량 만남을 가졌으며 그 댓가로 4300달러를 지불했다.

클라이언트 No.9은 성매매에 앞서 '고동색 눈동자를 가진 아담한 맵시의 미국 여성일 것, 키는 5피트5인치, 몸무게는 105파운드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상대 여성의 외모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매춘조직에 건네기도 했다.

포주는 또 성매매에 앞서 상대녀인 크리스텐에게 클라이언트 No.9의 성적 취향을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 압박 불가피

현지 언론들은 성매매 추문을 시인한 데 따라 스피처 주지사가 곧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화당측에서는 이미 스피처 주지사가 자신과 가족은 물론 주의 명예까지 실추시켰다며 즉각적인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스피처 주지사가 물러날 경우, 주지사 자리는 같은 민주당의 데이빗 A 패터슨 부주지사에게 인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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