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유동화, 부동산PF 저물고 CDO 뜨다

더벨 박홍경 기자 2008.02.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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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대출 유동화 우려로 'A3'급 ABCP 비중 급감

이 기사는 02월26일(16:1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지난해 자산유동화시장에서 부동산 PF 유동화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 인수합병(M&A) 인수금융과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DO 유동화가 급증해 전체 자산유동화 발행시장의 파이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사모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콘듀잇 방식의 ABCP 발행증가 역시 CDO 유동화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26일 한신정평가의 '2007년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실적 분석 및 2008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유동화 발행시장 규모는 31조6653억원으로 전년의 29조1251억원에서 소폭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ABS가 자산유동화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63.9%에서 2006년 43.5%, 지난해에는 23.8%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시장참여자들이 자산유동화의 근거로 자산유동화법보다는 상법을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의 설립을 통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규제가 적고 간편할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하반기에 ABS 관련업무 모범규준이 개정되면서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 발행이 어려워진 것도 한 몫 했다.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환경 악화

지난해 자산유동화 시장의 뚜렷한 특징은 부동산 PF 유동화 발행이 감소한 대신 CDO 유동화가 급증한 것이다.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금액기준으로 2005년 부동한 PF를 기초로 한 유동화는 2006년 14조2159억원(48.8%)에서 지난해 11조485억원(34.9%)로 감소했다. 기초자산별로 봤을때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지만 위상은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반면 CDO는 2006년 4조138억원(13.8%)에서 지난해에는 10조5969억원(33.5%)으로 크게 늘었다. CDO에는 회사채, 은행채, 통화안정채권, ABS, CLN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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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헌 연구원은 "CDO 발행은 주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목적과 장단기 금리차이를 이용한 차익추구, 신용위험의 전가 등의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모사채 인수로 부담하게 되는 신·기보 출연금 납부의무와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모사채의 유동화를 늘린 부분도 CDO 비중의 확대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올 1월 이뤄진 금호그룹의 대한통운 인수를 포함한 인수금융, 다양한 국내외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적극적 관심 등을 감안할때 CDO 유동화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다른 유동화자산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PF 대출 유동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고조되면서 'A3'급 ABCP의 비중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신용평가가 전일 발표한 '2007년 ABCP 및 PF 대출 유동화시장 분석'에 따르면 'A3+'~'A3-' 등급의 ABCP 비중은 2006년 22.2%에서 지난해에는 15.9%로 하락했다. 이가운데 'A3-'의 비중은 2006년 8.6%에서 작년에 2.8%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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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근 한신평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1' ABCP의 비중은 건설사 신용도에 의존한 PF 대출 ABCP가 크게 증가했던 2006년의 경우 ABCP 발행액의 73.6%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CDO 발행이 늘면서 77.1%로 상승했다.



콘듀잇, 은행에서 증권으로 바통터치?

지난해 유동화 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콘듀잇 확장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스폰서의 주체로 은행 대신 증권이 떠올랐다는 점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작년 콘듀잇이 발행한 ABCP는 4조7881억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41.6% 증가했다.



발행금액 기준으로 은행이 스폰서인 콘듀잇은 지난해 상반기 1조1873억원에서 하반기에 9329억원으로 줄었다. 콘듀잇 전체에서 비중도 44.3%로 전년의 74.8%에서 크게 하락했다.

반면 증권이 스폰서인 콘듀잇은 상반기 1764억원에서 하반기 2조491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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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은 "하나아이비증권이 스폰서로 작년 하반기에 설립한 빅팟이천칠과 그랜드팟이천팔이 대력 2조원의 시리즈 ABCP를 발행했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전체 콘듀잇에서 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문현근 연구위원은 "빅팟과 그랜드팟의 경우 스폰서인 하나아이비증권이 은행권 자산의 현금화 목적으로 시리즈 ABCP를 발행해 은행이 실질적인 자금조달자로 참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작년에 은행이 스폰서인 콘듀잇의 ABCP 발행액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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