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유령주'가 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2.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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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中CICC 매각 난항..유령주 복병

미국 2위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의 중국국제금융유한회사(CICC) 지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CICC는 중국 최대 투자은행으로 모건스탠리는 3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모간스탠리의 CICC 지분 매각을 위한 2차 입찰 가격이 1차의 10억 달러선에서 크게 낮아진 6억 달러 정도가 제시됐다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분인수 후보는 세 곳 정도로 압축됐으나 가장 최근 입찰에 참여한 후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2월 초에 인수의사를 전한 곳은 사모펀드인 베인 캐피탈, TPG 외에 제네럴 애틀란틱, 스타 인터내셔널, J.C.플라워&Co.의 컨소시엄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수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은 실사 과정에서 드러난 CICC의 독특한 주식 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CICC가 중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만큼 당국의 규제가 심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인수에 성공해 대주주가 된다하더라도 경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주룽지 전 총리의 아들 주윈라이가 이끄는 CICC의 입찰에 응한 사모펀드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유령주' 발행이다. CICC는 유령주를 발행해왔고 이것이 보통주로 전환된다면 모간스탠리의 지분은 34.3%에서 27%로 가치가 희석된다. 이 유령주는 종업원들의 소유로,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와 거의 비슷한 배당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ICC의 이 같은 주식 계획은 계속될 수 있어 보통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 역시 장래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모간스탠리는 인수가가 낮아지더라도 지분매각이 절실하다. 중국의 규정상 중국 국내에서는 한 금융기관과 합작 관계를 맺을 수 있어 CICC 지분을 팔지 않으면 새로운 합작사를 만들 수 없다. 모간스탠리는 CICC에 묶인 자금을 빼내 월가에서 좀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하이의 차이나 포츈 증권사와 새로운 제휴를 맺기 원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모간스탠리는 중국투자공사(CIC)로부터 50억달러 자금수혈을 받아 체면을 구긴데 이어 CICC 지분 매각마저 순탄치 않게 되면서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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