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휘어가지고 난리야!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2008.03.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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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SEX&FEEL

강남의 벤처회사에서 근무하는 갑순이는 갑자기 바나나가 먹고 싶어져 ‘퇴근하면서 사 먹어야지'라고 다짐한다. 퇴근길에 바나나를 몇 개 사서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탐스럽게 입안에 바나나를 집어넣는 상상을 하고 있자니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아뿔싸 만원 지하철이 아닌가? ‘사람들 틈에 바나나가 눌리면 먹기 나쁠 텐데?' 걱정할 틈도 없이 사람들에 떠밀려 지하철을 타버린 갑순이. 억세게 밀고 들어오는 남자들 틈으로 바나나봉지가 사라지려는 걸 필사적으로 막는다. 지하철이 출발하고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녀는 바나나봉지를 최대한 몸에 근접시키지만 자신의 몸 뒤편에서 앞쪽으로 옮길 수는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엉덩이 바로 뒤에서 눌러보며 만져보니 총 4개의 바나나 중 2개는 이미 맛이 갔고, 2개만이 멀쩡하다. 애써 의연한 채하던 찰라, 한 아가씨가 자리를 옮기면서 가방으로 바나나를 꾹 눌러버리니 결국 멀쩡하게 남아있는 것은 하나뿐.
 
마지막 남은 바나나를 손바닥으로 정성스레 감싸 쥐고, 가끔씩 눌러보며 잘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녀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갈 무렵 바로 뒤의 건장한 남자의 콧김이 길게 늘어뜨린 그녀의 머리와 목덜미에 닿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때 같았으면 불쾌했을 그 숨결이 오늘은 그리 싫지가 않다. 마지막 한 개라도 잘 있으니 어서 그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이상야릇한 흥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몇 개의 역을 지나면서 정성스럽게 바나나를 에워싼 손바닥에 긴장한 탓인지 흥건히 땀이 고이는 걸 느낄 무렵, 뒤에 서있는 남자의 숨소리가 고르지 않은 게 이상하다.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이제는 약간의 여유와 생기가 도는 데도 그 남자는 더욱 몸을 밀착해오는 것 같고….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치려는 순간 그 남자의 입이 다가와서는 "아가씨, 그만 놔줄 때도 됐잖아?"하는 게 아닌가. 1초, 2초, 3초…. 그녀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변해가다가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그리고 울부짖듯이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 "왜, 휘어 가지고 난리야!"
 
이처럼 자신의 성기가 바나나처럼 굽어져서 고민이라는 환자들을 보게 된다. 일명 '음경만곡증'으로 음경이 어느 방향으로든지 바나나처럼 휘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교정수술은 간단하지만 이 방면에 전문적인 신지식과 많은 수술 경험을 갖춘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받아야만 하며, 국소마취로 40분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쉽게 해결된다.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www.sexy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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