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든 손학규, 돌아본 한달vs남은 두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2.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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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정 합격점…공천혁신·노선정립 과제 '첩첩'

10일 당산동 대통합민주신당 당사. 손학규 대표가 빨간 장미꽃을 한아름 들고 나타났다. 당 대표 취임 1달 기자회견을 자청한 손 대표는 기자와 당직자들에게 장미를 한 송이씩 나눠줬다.

예상 밖 꽃 선물에 다양한 해석이 잇따랐다. "발렌타인데이(2.14) 선물" "로맨티스트다운 새해 인사" 등이다. 손 대표는 "장미가 아름답지 않느냐"고 받아넘겼다.



그 중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장미 캠페인'을 손 대표가 벤치마킹했다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었다.

블레어 전 총리는 1986년 '신 노동당'을 주창하며 노동당 상징을 붉은 깃발에서 붉은 장미로 바꾸고 '제3의 길'을 내세웠다. 손 대표는 영국 유학시절 영국 정치를 유심히 연구했고 그가 내세운 '새로운 진보'는 여러모로 '제3의 길'에 비교돼왔다.



이날 손 대표는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책임 △더 넓은 배려라는 3가지 가치를 천명했다. 신당의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고 총선에서 선택 받겠다는 '의지'를 빨간 장미꽃 한 송이를 통해 드러낸 셈이다.

손학규호 신당이 11일로 출범 1달을 맞는다. 손 대표의 지난 30일은 일단 합격점이다.

대선 패배 후유증과 당 분열 가능성이 얽히고 설켰던 지난달, 손 대표는 난파선에 비유되던 신당의 새 선장으로 추대됐다. 이해찬 전 총리가 탈당하고 충청권의 집단 이탈설이 불거지는 등 당 상황은 '풍전등화'였다.


이에 손 대표는 당직 인선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하되 최고위원에 각 계파를 안배, 당 안정을 꾀했다.

충청권 의원들과 직접 만나 이들의 동요를 잠재웠고 갈등설이 불거졌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도 손을 맞잡았다. 박재승 전 대한변협회장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영입, 계파를 불문하고 호평받았다.



민생현장 탐장도 이어갔다. 태안 기름유출 피해현장을 7번 방문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런 행보는 당 내외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분열설 등 어두운 전망은 상당수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당 안팎에선 "장미꽃 한 송이만큼의 희망은 찾아냈다"는 평이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만만찮다. 쇄신공천을 통해 의미있는 의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낮은 당 지지도는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는다. 총선이 불과 6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천심사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했다.



참여정부와 차별화하며 내세운 '새로운 진보'의 가치에 대해 "이명박의 실용노선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 여론도 당내에 여전하다.

결국 손학규 체제의 생존 가능성은 총선 성적표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70석쯤 확보하면 손 대표가 재신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10일 회견에서 "이미 공천이 진행중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맬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설 민심에서 가능성을 봤다"며 이번 총선에서 매니페스토, 정책비전으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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