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효과, 170~420년 지나야 발생?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2.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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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기는커녕 되레 더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너도나도 바이오연료 보급확대를 내세우다보니 바이오연료용 작물재배를 위해 열대우림이나 식용작물 재배지역을 갈아엎는 일이 잇따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바이오연료 통한 온실가스 감축, 167~423년 걸려= 9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경제학자이자 생태학자인 제이슨 힐은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정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167년이 걸린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지난 8일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다.



또 "급격히 늘고 있는 유럽의 바이오연료 수요량을 맞추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토탄질 열대우림 지역을 갈아엎는 일이 빈번한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된다"며 "이를 고려한 바이오연료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423년 안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힐은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바이오연료용 대두 재배를 늘리는 브라질에서도, 바이오연료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19년은 지나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연료용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과정에서 수반되는 열대우림·초원 파괴는 식물체 내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대기 중에 대량으로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A타임스는 "힐과 논문 공저자들이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은 지난 2000년 16억갤런(61억리터)에서 지난해 65억갤런(246억리터)로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전체 수송부문에서 소비하는 연료량의 5%에 이르는 양이다.


힐은 "바이오연료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매우 잘 고안된 방법이라도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연료, 전세계 곡물생산구도 왜곡"= 힐은 아울러 "바이오연료 재배가 연쇄적으로 전 세계 곡물생산 구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옥수수 재배면적을 늘리는 과정에서 콩 재배면적이 대폭 줄어 전 세계 콩값 상승을 부추겼고, 브라질 농민들이 비싸진 콩을 재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밀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힐은 미국 옥수수밭이 1280만헥타르 늘어나면 1080만헥타르의 새로운 밭이 (열대우림이나 초원을 파괴한 결과) 생겨나게 된다는 공식도 내놨다.

이에 대해 UC버클리대학의 알렉스 파렐 에너지·자원학 교수는 "우리는 '더 많은 바이오연료'보다 '더 나은 바이오연료'를 필요로 한다"며 최근의 바이오연료 열풍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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