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에버랜드 수색…비자금 밝혀질까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1.21 17:21
글자크기

(상보)압수수색 성과에 대해선 아직 밝힐 수 없어

"삼성 비자금의 실체가 밝혀질까."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21일 이건희 회장 일가 등이 구입한 고가 미술품이 보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삼성에버랜드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55분쯤 수사관 5∼6명을 경기도 용인시 삼성화재 부설 맹인안내견 학교 주변에 있는 에버랜드 창고로 급파,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팀은 전체 9개동 가운데 맹인안내견 축사로 사용되고 있는 3개동을 제외한 6개동에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날 특검팀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장소는 맹인안내견이나 사고 구조견 등을 사육하는 곳으로 이 회장 일가와 측근 등이 비자금으로 구입한 '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 등 고가 해외미술품들이 보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장소다.



앞서 KBS '취재파일 4321'은 20일 "삼성이 최근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자 비자금으로 사들인 미술품을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에버랜드 내 미술품 보관 창고로 은밀히 옮겼다"고 보도했다.

또 삼성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은 20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와 신세계 이명희 회장, 이재용 전무의 빙모 박현주씨 등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 회장 일가가 지난 2002과 2003년에 걸쳐 수백억원대의 유명 고가 해외미술품을 구입했고 이는 미국 추상파 작가들과 독일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며 "이 기간에 미술품 구입 대금으로 해외에 송금된 액수만 해도 600억 원대에 이른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특검팀은 그 동안 삼성 측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고가의 해외미술품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오다 관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하루가 다 지나서야 압수수색에 나선만큼 성과가 기대에 미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에버랜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나 자세한 압수수색 동기나 성과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의욕적으로 3번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과연 이번 압수수색이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