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강남권 고가 1주택자 최대 수혜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8.01.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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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부동산세제개편 파장과 전망

이명박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 종합부동산세 완화는 당장 추진하지 않는 대신, 취ㆍ등록세 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이날 또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6억원 초과 고가주택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 양도소득세의 특별공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낮춰주기로 했다.



◇취ㆍ등록세 세율인하 이후 거래급증=우선 취ㆍ등록세 세율인하가 부동산시장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지 여부다. 참여정부가 2005년 1월, 2006년 1월과 9월 등 3차례에 걸쳐 취·등록세 세율 인하를 단행한 결과를 살펴보면 효과를 알수 있다.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2006년 1월 이후, 전국아파트 거래량 통계자료(건교부)를 취·등록세 인하시기와 비교한 결과 거래세 완화이후 종전보다 거래량이 급증하고, 수요자들은 거래세 부담의 경감혜택을 위해 실제 주택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취·등록세 세율이 3.5%에서 2.5%(취득세 1.5%, 등록세 1%)로 1%포인트 추가 인하된 2006년 1월 이후, 2월 전국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대비 30%나 증가했으며 서울과 인천지역은 각각 65%, 72% 급증했다. 2007년 같은기간 전국아파트 거래량이 2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법인 간의 주택거래인 신규 분양아파트 세부담(모두 2%로 조정)까지 낮춰진 2006년 9월에도 마이너스이던 거래건수가 전국 기준으로 67%나 증가했다.

특히 고가아파트가 많은 강남 3개구는 취·등록세 세율 인하 혜택이 커 무려 166%나 거래량이 폭증했다. 이는 고분양가 촉발로 추격매수세가 가세해 집값이 폭등했던, 동년 10월 대비 11월 증가폭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반면 2007년 동기 전국(-15% 감소)·강남3개구(10% 증가) 거래량은 미미한 편이었다.


◇양도소득세 특별공제 강남 고가주택 1가구 최대 수혜= 1주택자의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최대 80%(4%X20년)로 할 경우 6억원 초과 고가주택 1주택자들이 수혜를 입게 된다.

현재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3년 보유때 양도차익의 10%, 4년부터 15년까지는 보유 햇수에 3%를 곱해서 나온 값을 공제해주고 있다. 4년의 경우 12%, 15년 보유땐 45%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16년 이상 보유때도 상한선인 45%가 적용된다.



상한선이 80%로 확대되면 3년 보유때는 양도차익의 12%를 공제 받지만 4년부터는 보유햇수에 4%를 곱한 값이 공제율이 된다. 4년의 경우 16%, 15년 보유시엔 60%, 그리고 20년 보유시엔 80%가 된다.

예컨대, 2억원에 산 집을 20년 뒤 12억원에 팔 경우 지금은 약 8700만원을 양도세로 내지만, 앞으로는 약 6360만원이 줄어 약 2340만원만 내면 된다.

그러나 2억원에 산 집이 5억원일 경우는 공제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강남권에서 고가 아파트 한 채를 장기간 보유한 고령자들이 주된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파장과 전망= 전문가들은 그동안 강남권에 대한 부동산규제 강화로 진입수요가 주춤했지만 거래세에 대한 부담이 경감되면서 매수세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취ㆍ등록세 세율이 2%에서 1%로 인하되는데다 서울이나 수도권 외곽의 저가주택을 여러채 소유하기 보다는 강남 등 버블세븐지역의 고가 1주택을 장기보유하는 것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소장은 "하반기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축소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대출규제까지 완화된다면 지난해 수도권주택시장의 '외곽-소형' 강세현상이 다시 '버블세븐-대형'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이 실행되기 전까지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 개정이전에는 소급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매수자들은 매수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취ㆍ등록세 세율인하의 경우 기존 아파트 거래 중단은 물론 입주가 개시된 아파트도 등기를 지연, 세부담을 낮추려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세제와 관련해서도 강남 등 버블세븐지역에서 세제완화를 기대한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없는 호가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 소장은 "다만 시중 금리상승, 대출압박, 시중자금의 펀드쏠림 현상 등으로 주택시장 체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급등세가 연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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