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명동 시장의 큰 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어 자금줄을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때 관심을 받는 것은 인수·합병(M&A)이다. 자금난이 심해지면 극단적으로 매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수자 역시 M&A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시장 뿐 아니라 세무당국 역시 다수의 M&A를 진행해온 A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A그룹이 보유한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매각설이 나올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경우 자금난을 방증하게 되는데, 아직 특별한 징후는 없다는 후문이다.
특히 인수주체로 거론되는 곳이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이라 관심을 끌고 있는데, 자금력도 탄탄하고 신인도도 높아 "차라리 M&A되는 것이 낫다"는 얘기도 적잖다.
C사는 M&A 이후 회사 자금운영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업체다. M&A 이전에는 명동에서 융통어음 문의가 끊이지 않았으나,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자금난이 종식된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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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명동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관측되면서 자금난이 여전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명동 역시 C사에 대해 손 내밀기를 거절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고, 유보율도 높지만 연간 매출이 70억원 밖에 안되는데다 지난해 큰 폭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중소 상장업체에 대한 M&A 문의도 많아졌다. 대상은 주가가 급락한 개별 종목들이며, 주로 40억~100억원의 자금으로 움직이는 소규모 브로커들이 입질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난을 겪는 업체들을 잘 고르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문의만 무성할 뿐, 실제 딜이 완료되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최대주주들의 경우 최근 1~2년간 주가상승에 따라 눈높이가 높아졌고, 따라서 매각호가를 높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경제상황 불확실성 때문에 전반적으로 심리가 얼어있고, 새정부의 정책방향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두달 뒤 큰 손들의 동향을 봐야 전체적인 자금시장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