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풍향계]자금난 커지자 M&A설 무성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1.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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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압박을 받는 업체들이 속속 명동을 찾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 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들의 모습도 자주 관측된다.

하지만 명동 시장의 큰 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어 자금줄을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때 관심을 받는 것은 인수·합병(M&A)이다. 자금난이 심해지면 극단적으로 매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수자 역시 M&A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중견의 A그룹은 여의도 증권시장 뿐 아니라 명동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곳이다. 최근 M&A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는데, 단기간에 여러 건의 M&A를 진행해 온 터라 재무적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장 뿐 아니라 세무당국 역시 다수의 M&A를 진행해온 A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A그룹이 보유한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매각설이 나올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경우 자금난을 방증하게 되는데, 아직 특별한 징후는 없다는 후문이다.



중견 건설사인 B사는 최근 모 그룹과 M&A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지난 해부터 건설경기 침체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됐고, 이후 여러 곳의 사업부지를 매각하는 등 자금확보에 나서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인수주체로 거론되는 곳이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이라 관심을 끌고 있는데, 자금력도 탄탄하고 신인도도 높아 "차라리 M&A되는 것이 낫다"는 얘기도 적잖다.

C사는 M&A 이후 회사 자금운영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업체다. M&A 이전에는 명동에서 융통어음 문의가 끊이지 않았으나,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자금난이 종식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명동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관측되면서 자금난이 여전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명동 역시 C사에 대해 손 내밀기를 거절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고, 유보율도 높지만 연간 매출이 70억원 밖에 안되는데다 지난해 큰 폭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중소 상장업체에 대한 M&A 문의도 많아졌다. 대상은 주가가 급락한 개별 종목들이며, 주로 40억~100억원의 자금으로 움직이는 소규모 브로커들이 입질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난을 겪는 업체들을 잘 고르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문의만 무성할 뿐, 실제 딜이 완료되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최대주주들의 경우 최근 1~2년간 주가상승에 따라 눈높이가 높아졌고, 따라서 매각호가를 높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경제상황 불확실성 때문에 전반적으로 심리가 얼어있고, 새정부의 정책방향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두달 뒤 큰 손들의 동향을 봐야 전체적인 자금시장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풍향계]자금난 커지자 M&A설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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