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풍향계]'돈되는'정보 몰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7.12.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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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금융시장'으로 불리는 명동. 기업들은 명동과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며, 시중은행 역시 이들의 동향을 기업 여·수신전략을 세우는데 참고하기도 한다.

명동에서 유통되는 자금이 수십조원에 이르지도 않는데 그 위상은 유지되고 있다. 비제도권에서 나오는 이같은 '힘'의 원천은 자금과 그에 따르는 정보에서 찾을 수 있다.



◇명동의 힘은 정보력=명동시장의 힘은 돈 보다는 그에 따르는 정보다. 이곳 정보는 제도권처럼 정제되지 않아 투박하지만 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각종 비자금 루머나 건설사들의 자금사정, 은행 거래업체들의 자금난 등은 명동의 정보가 상당히 신속하고 정확할 때가 많다.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은 건설업체들이 추가자금을 구할 때 십중팔구 명동을 찾는다.

하지만 명동이 무턱대고 자금을 빌려주지는 않는다. 리스크가 큰 탓에 보다 철저히 정보를 수집한 후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자금을 내준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은밀한' 재무상황을 알게 된다고 한다.



기업들로서는 자금사정이 급할수록 명동에 제공해야 할 정보의 양도 많아진다. 결국 대개 계량적인 은행의 대출심사보다 한 단계 나아가 비계량적인 요소까지 고려되는 만큼 정보의 질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현금흐름은 물론 기업 오너의 성향부터 앞으로 사업계획까지 아우를 정도로 폭도 넓다.

◇'불량' 정보도 많아=명동에는 자금난과 같은 '불량'정보가 집결된다. 다른 곳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해결 방안을 찾으려 명동을 찾는 탓에 나오는 것이다. 최대주주의 횡령을 비롯해 금융기관의 횡포, 경쟁업체의 비리 등 귀에 솔깃한 정보가 많다.

최근 A씨는 감정가 250억원대 스포츠센터를 설립하면서 저축은행 2곳에서 자금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그는 재산이 많았던 탓에 그간 별 문제를 삼지 않았으나 이혼소송에 휩싸여 금전적인 타격을 받게 되자 저축은행 수수료를 돌려받기로 했다.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A씨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명동. 그는 명동 인사들과 만나 저축은행의 횡포를 털어놨고, 저축은행 내부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런 정보는 급속도로 유포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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