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유로에 '반격' 시작하나

더벨 이승우 기자 2007.12.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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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내년 美-EU 성장률 역전"

이 기사는 12월07일(10: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폐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거침없이 하락하던 달러화 가치에 제동이 걸릴까



특히 약세폭이 컸던 유로화에 대한 반격이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내년 유로존 경제의 둔화 정도가 미국에 비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로, 2년동안 달러대비 23% 절상



(↑그래프=마켓포인트)(↑그래프=마켓포인트)


지난 2005년말 1.1840달러였던 유로/달러는 11월말 현재 1.4631달러로 2년새 0.2791달러 급등했다. 절상률로 따지면 23% 절상이다.

미국의 쌍둥이적자라는 구조적 문제를 바탕에 깔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면서 달러 가치가 계속해서 내린 결과다.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정책을 써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여건도 아니어서 달러 가치는 하염없이 내렸다. 유로/달러가 급등하던 지난 2년사이 유로존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과는 비교된다.


달러, 유로에 '반격' 시작하나
미국은 올해 금리 인하로 돌아서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작년 7월 5.25%로 올린 이후 줄곧 5.25%를 유지하다 올해 9월 50bp 전격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반면 유로존은 작년 1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며 올해 7월까지 4%로 올렸고 그 이후 계속 4%를 유지하고 있다.

美-EU 성장률 역전 가능성



올해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1%대 후반으로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세계경제협력기구(OECD)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2.2%, 내년 2.0%로 전망했다. 반면 유로는 올해 2.6%에서 내년 1.9%로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유로지역은 금리인상과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경기 둔화 정도가 더 심화된다는 것으로 이 전망대로라면 내년 유로존과 미국과의 경제성장률은 역전된다.

민간 금융회사들도 유로존과 미국 성장률의 역전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1%, 내년 1.8%로 예상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2.1%에서 내년 1.7%로 보고 있다. 반면 유로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올해 2.6%, 내년 1.7%,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2.6%, 내년 1.5%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가 미국에게는 주택과 건설 등 실물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유럽은 금융 분야일 것"이라며 "유로존에서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둔화 여파가 유로존 경제에도 영향을 차츰 미치게될 것이고 또 그동안 통화 절상으로 인해 독일 등 유로존 국가들의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2~3년동안 절상률의 30~40%는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그동안 유로화에 집중된 관심이 일본 엔화로 옮아가면서 유로화 강세가 잠잠해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통화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유로보다는 엔화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은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유로존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동안 유로에 쏠렸던 관심이 엔화로 점차 이동하면서 유로/달러의 급격한 강세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달러는 약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경기 하향 추세와 금리 인하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쌍둥이 적자 등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유로존도 금융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미국도 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니다"며 "오히려 미국의 최근 금리 인하는 끝이 아닐 수 있어 유로/달러의 상승 추세가 변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서프라임 충격도 진앙지가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혹은 경기 관점에서 미국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박사도 "물가를 볼 때 유로존은 헤드라인(소비자물가), 미국은 코어(근원 물가)를 보기 때문에 유로존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유로존이 쉽사리 금리를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과격하게 내리게 될 경우 유로/달러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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