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공개매각에 14개사 입찰(상보)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7.11.27 19:46
글자크기

인수의향서 마감일에 몰려…우리사주조합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쌍용건설 (0원 %) 인수·합병에 14개 업체가 뛰어 들었다.

27일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이날 쌍용건설 채권단 보유 지분 50.07%(1490만6103주)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14개 업체가 입찰참가의향서 및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했다.



쌍용건설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소시어스 컨소시엄은 서류를 검토한 후 12월초 예비입찰적격자를 선정해 투자설명서 및 예비입찰안내서를 송부할 계획이다. 본 입찰은 내년 1월말쯤 실시한다.

하지만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채권단 지분 가운데 24.72%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어 본 입찰에 참여할 업체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경쟁 입찰로 채권단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캠코는 비밀협약에 따라 입찰에 참가한 14개 업체 명단을 밝히지 않았는데 외국계 펀드 1곳과 국내 펀드 4개 등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쌍용건설 채권단 지분 인수의향서 접수는 지난 9일부터 시작됐지만 마감날인 이날 오전까지 단 한 곳도 의향서를 내지 않았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쌍용건설 인수 희망 업체 대부분이 우리사주조합의 보유지분(18.21%)과 우선매수청구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채권단의 쌍용건설 매각이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당초 예상을 깨고 14개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2004년 워크아웃 졸업 후 알짜 기업으로 변신한 쌍용건설을 놓치기 아깝다고 생각한 기업들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 경상이익 770억원을 기록한데다 해외 고급건축 시장에서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 인수.합병 전문가는 "건설업에 진출하거나 건설비중을 확대하려는 기업 입장에선 쌍용건설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며 "본 입찰까지 두달 정도 남은 만큼 매각 첫 단계인 인수의향서를 일단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 "우선매수청구권 무조건 행사"=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워크아웃 당시 임직원들이 퇴직금을 털어 18.2% 지분을 확보한 만큼 우선매수청구권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올초 종업원회사로 변신을 선언하고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했다.

쌍용건설 이원혁 우리사주조합장은 "M&A 참여업체로 거론됐던 대형 그룹보다는 투자펀드를 내세워 우회적으로 참여하려는 업체가 많은 것 같다"며 "쌍용건설의 발전보다 단기 차익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사주조합과 힘겨운 경쟁을 벌일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정영채 상무는 "쌍용건설 매각 과정에는 우리사주조합과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인수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 본 입찰까지 뛰어들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