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세계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7.11.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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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키운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 강하게 비판

↑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


'세계화와 그 불만' 저자로 유명한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그동안 세계화에 한번도 반대한 적 없다"며 "단지 세계화를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07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 첫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화와 관해 자신의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화라는 것은 그동안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비교적 못 사는 나라들의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며 "빈곤층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관리돼서는 안되고 잘사는 나라나 못사는 나라나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과거에는 은행들이 부실 자산을 잘 관리했지만 지난 5년전부터는 그런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며 "지난 5년동안 미국의 성장은 바로 은행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실 부동산을 담보로 이뤄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린스펀이 금리정책을 잘 못 활용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났다"며 "결과적으로 이 위기의 원인은 그린스펀이 사람들에게 변동부 금리로 계속 대출받으라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지난 80년대 저축대부조합사태(S&L 위기)와 90년대 기업들의 회계부정사태에 이어 미국이 당면한 세번째 경제위기라고 진단하며 누구도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이 국제금융 허브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서울은 이미 기술과 인적자본, 지리적 위치 등 세계적인 금융허브 도시로서의 조건을 갖췄다"며 "앞으로 세계 곳곳의 정보들과 아시아를 비롯한 어느 한 지역의 정보들이 모두 서울로 집약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금융산업의 핵심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강조하며 싱가폴, 홍콩 등 이미 아시아 금융 대도시로 자리잡은 나라들과의 정보 경쟁에서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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