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늦은 저녁 술에 취해 귀가해 김을 털어먹고 있는 기자의 뒷모습을 보고, 말없이 물 한컵을 가득 따라주곤 하신다.
강현수 광양제철소 홍보팀장이 들려준 김의 유래에 관한 '유력한' 설은 이렇다. 지금은 광양만으로 변한 태인도(광양시 태인동)는 섬진강과 광양만이 만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양분이 풍부한 담수가 흐르고 풍부한 갯벌이 넓게 분포돼 있다. 현명한 선조 중 한 분이었던 김여익 공은 1640년부터 이곳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우리나라 최초로 김 양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본 1800년대의 광양만 사진을 보면 태인도 일대에는 김 양식이 활발히 진행됐슴을 알 수 있다.
지금 광양만은 상전벽해처럼 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생산지로 거듭났다. 맛있는 김을 만들어 내던 광양만의 깊은 뻘 속에서 포스코 임직원은 고심과 노력, 첨단 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철강 기지를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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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만은 예전에는 최고의 먹거리를 제공했고,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철을 생산해 전세계에 보급하는 '옥토'로 성장했다. 이 땅은 미래에도 전 세계에 양질의 먹거리와 소재를 제공하는 땅으로 남을 것이란 확신을 받았다.
비록 광양제철소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광양만을 감싸돌고 있는 커다란 야망과 포부, 그리고 한국 산업의 강력한 성장동력을 깊이 호흡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