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차이나, 시총 1위로 보기 어렵다-WSJ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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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은 정말 세계 1위인가?
중국의 페트로차이나가 전날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 2위인 엑슨모빌 시가총액 4880억달러의 2배를 넘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국영기업들의 독특한 주식 분포, 중국 증시가 갖는 특성 때문에 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실질적인 세계 1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6일 보도했다.



페트로차이나뿐 아니라 공상은행(ICBC) 등 중국 국영기업의 실질 가치를 측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매우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주식을 정부가 틀어쥐고 있다. 유통주식수는 발행주식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같은 희소성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본토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제한하고 있으며 외국인투자자의 주식매매도 특정 시장과 주식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의 주식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에서는 자유경쟁이 가능한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페트로차이나의 경우 상하이증시에 상장하며 2.2%만 매각했다. 중국 국내투자자들은 2.2%에 대해서만 매매를 할 수 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16.70위안을 훌쩍 넘어 43.96위안(5.90달러)로 마감했다. 이를 발행주식수에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조8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홍콩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 주식은 18홍콩달러(2.32달러)에 불과하다. 이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4240억달러로 엑슨모빌에 뒤진다. 미국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 예탁증서(DR)은 홍콩 증시 가격과 거의 같다.


페트로차이나 주식의 86%는 정부 소유다.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이 주식이 모두 시장에 쏟아진다면 어느 가격에 거래될 지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인들은 법적으로 'A시장'에서만 주식을 살 수 있고 외국인은 A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극히 일부만을 매매하도록 돼 있다.



유통주식수만을 적용하면 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은 725억달러 정도다.

중국 전문가들은 "페트로차이나가 엑슨모빌보다 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많다. 거래되는 시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회사를 시가총액만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페트로차이나의 사업이 엑슨모빌보다 더 많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야하는 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A시장의 페트로차이나는 올해 예상 이익 대비 50배의 주가수익비율(PER)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 증시의 PER는 20배다. 해외 경쟁업체들의 평균 PER은 10배 정도다.



엑슨모빌은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페트로차이나를 압도한다. 지난해 페트로차이나는 10억6000만배럴을 생산했고 엑슨모빌은 15억6000만배럴을 생산했다. 엑슨 모빌은 3655억달러의 매출에 395억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페트로차이나는 매출 919억달러에 순이익 190억달러를 냈다.

물론 기업의 가치가 과거의 매출과 이익에 정비례해야하는 지는 의문이다. 중국처럼 고속 성장 시장을 배경으로한 페트로차이나의 성장성에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바람직한 밸류에이션이기 때문이다.

다만 프리미엄의 정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더불어 분명한 것은 페트로차이나의 주가는 중국인들의 광적인 주식 열풍에 자극받은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80년대 일본과 대만 그리고 99년 미국의 기술주 버블에 버금간다는 지적도 많다.



차이나 갤럭시 증권의 주어 샤오레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버블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역사적인 사례를 볼 때 중국 증시와 같은 놀라운 랠리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믿고 안믿고는 투자자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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