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장, 이번엔 '중간광고'로 몸살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2007.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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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 지상파TV 중간방송 허용에 케이블TV "분노한다"

지상파TV 중간광고 허용으로 방송시장이 또한번 쑥대밭이 될 판이다.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접시안테나 설치문제를 놓고 케이블TV업계와 위성방송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지상파TV의 중간광고 허용문제를 놓고 케이블TV방송과 지상파방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 2일 방송위원회가 지상파TV의 중간광고를 허용한데 대해 "분노한다"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상파TV의 중간광고 허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던 케이블TV방송 입장에선 방송위의 이번 결정이 '지상파 편들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4일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방송위의 이번 결정은 방송위 스스로가 지상파TV의 하수인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포한 것이나 진배없다"면서 "그런 방송위가 방송의 독립성을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격분했다.

그러나 방송위는 "방송환경이 변했다"면서 "지상파TV의 디지털전환을 위해 안정적 재원확보가 필요하고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력 제고 차원"이라고 중간광고 허용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운동경기나 예술·문화 프로그램에서 일부 허용하는 중간광고를 장르별 도입방안이나 시간, 횟수에 대해 세부적으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방송들 역시 방송시장 환경변화와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방송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지상파TV에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시장지배력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나 진배없다는 게 케이블TV들이 '결사반대'하는 이유다.

▲ 2006년말 방송시장 규모▲ 2006년말 방송시장 규모


실제로 방송시장에서 지상파TV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하다. 지난 2006말 기준 방송시장 규모는 6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3조8000억원이 지상파TV 3사가 거둬들인 매출액이고, 180여개의 종합유선방송(SO)의 매출액은 이의 절반도 안되는 1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방송시장의 이같은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케이블TV가 유료방송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상파TV의 두터운 벽을 넘지못한 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유료방송인 위성방송 역시 개국한지 5년이 넘었지만 매출은 고작 120억원 수준이다.


광고시장으로 접어들면 지상파TV와 케이블TV의 매출 불균형은 더하다. 2006년말 기준으로 광고방송 시장규모는 대략 3조원이 조금 넘는다. 3조원의 시장 가운데 지상파방송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조4600억원. 케이블TV 광고시장은 690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케이블TV 시장규모 1조8000억원 가운데 광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도 못미친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가득이나 광고시장이 지상파방송으로 쏠려있는 마당에 지상파TV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면 매출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중간광고는 일반광고보다 단가도 2배나 높아, 지상파방송사들은 중간광고를 통해 적어도 5300억원이 넘는 광고수익을 추가로 챙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구분없이 모두가 공익방송으로 포장된 채 코바코의 광고대행 특혜나 누리면서 국민의 전파를 대가없이 무상으로 이용하는 것이 지상파방송"이라며 "공익성을 훼손하는 중간광고로 수익성을 추구하기전에 방만한 경영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방송위는 오는 14일 지상파TV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공청회를 통해 각계 의견수렴을 거친 뒤 이른 시일내에 시행령을 개정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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