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푸~욱 빠진 CEO들"

최명용 기자, 동영상=구강모 기자 2007.10.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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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서 경험을 얻다' 출판 기념회서 만난 CEO들

"우리나라에 와인 열풍이 더욱 거세질겁니다. 테이블 와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조금 더 있어 보십시오. 디저트 와인이 한바탕 휩쓸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술 먹으면 끝장을 보지 않습니까. 끝장을 보는데는 디저트 와인이 제일이지요. 5년전에 폭탄주가 그렇게 많이 있었습니까. 폭탄주가 한바탕 술자리를 휩쓸고 있는데, 이제는 와인이 술 문화로 자리 잡을 겁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 사장의 와인 예찬론이 끝날줄 모른다. 와인을 한모금 머금고 들려주는 와인이야기에 취기가 더한다.





지난 1일 저녁 서울리츠칼튼호텔에 내노라하는 와인 애호가 CEO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오남수 사장을 비롯해 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 삼성물산 지성하 사장, 예종석 한양대 교수, 박상환 하나투어 사장, 김원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이 '와인'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와인에 푸~욱 빠진 CEO들"


이날 자리는 '와인에서 경영을 얻다'(마젤란 출판) 출간 기념회자리였다. 이 책은 15인의 명사들이 들려주는 와인 이야기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는 핑계다. 와인과 사람을 만나기 위한 자리다.

출판기념회는 리츠칼튼호텔 더가든에서 열렸다. 식사와 함께 와인이 나왔다. 전채요리엔 소비뇽블랑 코노수르가 곁들여졌고, 메인디쉬엔 피노누아 코노수르가 나왔다.


코노수르는 동원그룹 박인구 부회장이 추천한 와인이다. 더가든 부지배인 은대환 소믈리에는 "코노 수르는 피노누아를 칠레에서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새로운 시각을 준 와인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피노누아 품종은 프랑스 브르고뉴 지방에서만 제대로 자라는 포도다. 기후가 너무 좋으면 빨리 익어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약간 서늘한 지방에서 잘 자란다.



칠레는 피노누아가 제대로 클 수 없는 기후인데, 카사블랑카 밸리란 곳이 거의 유일하게 피노누아에 적합한 산지라고 한다. 칠레의 가장 큰 와이너리인 콘차 이 토로가 자회사로 코노수르를 만들고, 피노누아 와인을 칠레에서 만들어 냈다. 코노 수르는 피노누아외에도 카비네 소비뇽과 메를로 와인도 생산한다.

박인구 부회장은 "코노 수르는 가격은 저렴해도 품질이 좋다. 부드러운 탄닌과 훌륭한 밸런스, 미묘한 여운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다"고 호평했다.
"와인에 푸~욱 빠진 CEO들"
CEO들의 와인 예찬론이 하나씩 들렸다.

이승한 사장은 "15인이 들려주는 와인 얘기속에서 독자들은 15개의 와인을 캐는 광부가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사장은 "현대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감성인데 와인의 감성코드와 현대경영의 맥이 잘맞는다"며 "최근 3세대 할인점을 열고 감성 경영을 시작해 호평받고 있는데 와인속에서 경영까지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종석 교수는 "와인을 함께 마시고 기분 나쁜 경험은 한번도 없었다"고도 했다.

후식엔 마데이라 와인이 나왔다. 마데이라 와인은 오남수 사장이 추천했다. 오남수 사장이 와인 애호가로 변신한 것이 바로 마데이라 덕이었다.

오남수 사장이 해외에서 일하던 시절 동료였던 영국인이 와인 한병을 들고와 같이 마신적이 있다. 이때 마신게 마데이라였다.



그 전에도 와인은 종종 마셔봤지만 마데이라를 한모금 마시고 '마음이 다 흔들렸다'고 한다.

오 사장은 "고향 할머니 집에서 맛본 모과주 같기도 하고, 중국 소홍주 같기도 하고, 꼬냑 같기도 한 그 맛에 신비로웠다"고 표현했다.

마데이라는 나폴레옹이 마지막으로 마신 와인으로 유명하다. 마데이라는 포르투갈의 한 섬의 이름이다. 나폴레옹이 세인트 헬레나섬으로 귀양가던 중 포르투갈에 주재하던 영국 영사가 나폴레옹에게 선물로 오크통에 담긴 마데이라 와인을 한통 주었다. 나폴레옹이 사망한뒤 찾아가 보니 그 오크통이 텅텅 비어있었다.



야사로는 오크통 속에 비소가 발라져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나폴레옹을 은밀히 암살하기 위해 오크통 속에 비소를 발라 두고, 그 와인을 다 마시면 사망하도록 했다는 설이다. 목숨을 걸고라도 먹어볼만큼 맛있는 와인이란 얘기도 될것같다.

오 사장은 "마데이라를 마시고 나서 와인 공부를 하기 위해 원서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며 "마데이라 포토 쉐리 등 디저트 와인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테이블 와인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여전히 디저트 와인이 참 좋다"고 말했다.

작가 진희정씨는 CEO들에게 와인에 대한 정의를 물었다. 다양한 대답이 실려 있다.



오감, 경영, 교제, 여유, 종합예술, 별것아님, 경험, 기다림, 요리, 술, 인생, 친구, 조화, 추억, 라이프&엔조이... 이 모든 단어들이 CEO들이 정의한 와인이다.

진희정 작가는 "와인을 매개로 CEO들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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