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누스, 韓대학생 만나 새세상 꿈꾼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7.09.13 09:12
글자크기

한국 대학생 10여명과 간담회… "사회적 비즈니스 배워가세요!"

한국의 젊은이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가 한 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새 세상 만들기'를 고민했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을 통해 방글라데시 주민들의 자활ㆍ갱생에 평생을 쏟은 무하마드 유누스(68) 그라민 은행 총재와 고려ㆍ한신대학교 경영학도들은 12일 서울 그랜드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br>
총재 ⓒ황국상기자↑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황국상기자


이날 대학생들은 유명인사로서가 아닌 '인생 선배'로서 소탈한 모습으로 나선 유누스 총재와 함께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와 사회적 비즈니스의 실현가능성은 물론, 진로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김주현(고려대 경영ㆍ24) 씨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는 한국에서 방글라데시처럼 5000~3만달러 정도 대출해주는 것이 빈곤층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고, 모미희(한신대 경영ㆍ24)도 "산업국가인 한국에서 빈곤층이 자립노동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말을 꺼냈다.

↑ 모미희(한신대 경영·25) 씨<br>
ⓒ황국상기자↑ 모미희(한신대 경영·25) 씨
ⓒ황국상기자
유누스 총재는 김 씨의 질문에 대해 "세계 최고 부국인 미국에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이들이 5000~1만달러 규모의 대출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소규모 대출이 필요한 이들을 찾는 것이 어려울 뿐 수요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정식 직업을 갖지 못해 자립 노동을 통해서만 경제활동을 해야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자립노동을 통한 빈곤탈출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모 씨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울러 이상민 씨(고려대 경영ㆍ26)가 "가난을 벗어난 이들이 다시 빈곤의 굴레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말해달라"고 하자, 유누스 총재는 "그라민 은행은 어린 세대가 교육을 통해 이전 세대와 질적으로 다른 삶을 영위하도록 장학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빈곤층 재활에 있어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주현(고려대 경영·24) 씨 <br>
ⓒ황국상기자↑ 김주현(고려대 경영·24) 씨
ⓒ황국상기자
이외에도 학생들은 "앞으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도 하고 싶다"고 유누스 총재에게 진로 상담을 청했다.


이에 유누스 총재는 "직업을 선택할 때 '돈' 역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삶의 의미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 여부 역시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회적 비즈니스 현장을 실습하기 위해 한국의 대학생들이 찾아온다면 언제든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신나는 조합'과 함께 '빈곤퇴치 프로그램'을 주제로 한 협력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라민 은행의 한국 지부인 신나는조합은 2000년부터 약 28억원의 기금으로 94개 공동체와 360명의 자립ㆍ자활을 지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