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민 10%가 함께한 음악회

울릉도=박응식,김유경 기자, 사진=최용민 기자 2007.09.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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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함께한 울릉도음악회>자리없어 돌아간 사람도 수백명

초가을로 접어든 울릉도 밤 하늘에 아름다운 교향악의 선율이 울러 퍼졌다.

8일 저녁 7시 울릉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금난새 지휘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회에는 정윤열 울릉군수를 비롯 군민 등 10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 가족 단위가 많았다.
 
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문화예술회관을 <br>
찾은 우수진(왼쪽), 강가을 초등학생.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문화예술회관을
찾은 우수진(왼쪽), 강가을 초등학생.


음악회를 찾은 울릉군민 김광태씨는 부인과 두 아이들을 데리고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김씨는 "이런 정통 클래식 음악회는 처음"이라며 "을릉도에서 사는 동안 이렇게 멋진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아이들에게 문화 교육의 장을 보여주게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조석종씨(51)는 부인과 함께 예술회관을 찾았다. 그는 "예술적 향기를 온 몸 가득히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초등학생들도 많이 참석했다. 부모들과 같이 온 학생들도 많았지만 우수진(11), 강가을(11) 어린이처럼 친구들끼리 오는 경우도 있었다.



자리가 꽉 차 앉을 자리는 물론 서서 관람할 수 있는 공간 마저 부족해 팜플렛을 들고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는 공연장에 입장을 못해 끝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공연장 입구에 서서 연주를 감상할 만큼 울릉군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공연장 입구에 서서 연주를 감상할 만큼 울릉군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문수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기획담당자는 "을릉군민들이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는 흔치 않은 것 같다"며 "육지와 너무 멀리 떨어진 섬이라 여객선 출항이 취소되는 등 문화적 체험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음악회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처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뒷 얘기를 많이 남겼다. 행사 당일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최측 및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공연 성사 여부에 계속 가슴을 졸여야 했다.
 
음악회 취지에 공감한 공군본부가 수송헬기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남부지방에 내린 호우와 일본 열도를 강타한 9호 태풍 '피토'의 영향으로 수송헬기는 끝내 뜨지 못하고 음악회를 마치고 돌아올 때 비로소 헬기 운항이 이루어졌다.
울릉도에서 공군본부가 지원한 수송헬기에 연주단원들이 탑승하고 있다.울릉도에서 공군본부가 지원한 수송헬기에 연주단원들이 탑승하고 있다.
또 악기 등 공연 장비를 싣고 출발해야 하는 여객선은 동해상의 높은 파도로 인한 풍랑주의보 때문에 며칠 째 결항하다가 막판에 출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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