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월 스트리트→메인 스트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09.0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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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예상외 저조..'금융경색→경기침체'우려, 일제 하락

고용지표 악화 충격으로 주말 미 증시가 급락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실물경제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47.77포인트(1.86%) 하락한 1만114.1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48.62포인트(1.86%) 떨어진 2565.70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4.96포인트(1.69%) 밀려난 1453.59를 기록했다. (이상 잠정치)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됐다지만...

이날 월가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예상보다 악화된 고용지표.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돼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8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전달보다 감소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장 초반부터 약세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내내 하강곡선을 그렸다.

현재의 금융시장 혼란이 87년과 98년 당시 신용위기와 유사하다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발언도 증시 급락에 한몫했다.

최근 발표된 경기후퇴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됐다.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실물경제)에는 나쁜 소식이지만 '월스트리트(Wall street)'(주식시장)에는 호재가 된다는 낙관적인 시장관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월스트리트의 충격이 메인스트리트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경기침체(Recession)'라는 단어가 투자자들의 입에 본격적으로 오르내렸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지표 악화로 인해 18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이다. 일부에서는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인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밀러 타박 앤드 컴퍼니의 채권 투자전략가 토니 크레센지는 "FOMC 이전에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선제적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이같은 '금리인하 기대감'쪽으로 해석하기에는 강도가 심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월가의 예상(10만명 증가)을 깨고 4000명이 오히려 줄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팔자'를 연발했다.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금리인하 가능성의 부각으로 채권은 강세를 보인반면 달러는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13%포인트 하락한 4.37%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113.43엔으로 전날의 115.37엔에 비해 1.9엔 하락했다. 유로 대비 달러환율은 1.3777달러로 전날의 1.3689달러에 비해 상승했다.

할리데이비슨, 베어스턴스 급락

하락종목이 75%를 넘은 가운데, 실적악화로 인해 주가 하락에 가속도가 붙는 종목들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오토바이 업체 할리데이비슨은 부정적인 실적에 대한 우려로 9.2% 급락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날 올해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3.69달러~3.77달러로 종전보다 4~6% 하향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4.12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회사측은 미국내 오토바이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베어스턴스는 투자의견 하향의 영향으로 2.1% 하락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은 최근 채권시장 약세로 베어스턴스의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라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개장 직전 은행연합회로부터 부도설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고 밝힌 주택건설업체 비저 홈스는 12.9% 급락한채 마감했다. 비저 홈스는 감독기관에 지난 분기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아 부도처리 됐다는 설이 돌았으나 회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실물 경제 '빨간불' 8월 고용 4년래 첫 감소

이날 발표된 8월 비농업부문고용자수는 경기상황을 가늠할수 있는 지표로 일찌감치 주목의 대상이 됐다.
비농업 고용자수가 10만명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로 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 충격이 가해졌다.

하지만 이달 실업률은 4.6%를 기록, 전월 및 월가 예상치와 일치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부문 고용이 4만6000명 줄어, 2003년 7월 이후 최대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부문 고용도 2만2000명 감소했다. 정부 고용도 2만8000명 줄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블룸버그 TV와 인터뷰를 갖고 고용감소와 관련, "전체적으로 놀랍지 않은 결과"라며 하반기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재확인했지만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돌이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한술 더떠 지난 7주 동안 계속된 시장 혼란이 1987년의 주가 대폭락(블랙먼데이), 1998년의 대규모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등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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