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직장 문제, EAP로 푸세요"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09.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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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노동부와 함께 중소기업상담 지원하는 채정호 한국EAP협회장

"복잡한 직장 문제, EAP로 푸세요"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지원프로그램)는 모든 직장인한테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선 대기업 중심으로 제공됐죠. 이윤이 있어야 직원 복지에 신경 쓸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중소기업도 EAP를 받게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채정호 한국EAP협회 회장(사진, 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학교실 교수
)은 "EAP란 궁극적으로 한 기업의 종업원을 위한 서번트(Servant, 봉사자)"라며 "모든 직장인한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노동부는 EAP사업수행기관으로 한국EAP협회와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를 선정했다. 스트레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직무고충, 가정 내 갈등, 약물 남용 등 심리상담 서비스를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조치였다.

협회에 속한 정신과 의사들에게 이건 '돈 되는 사업'이 아니다. 노동부는 상담자 인건비의 일부를 부담한다. EAP가 뭐기에 정신과 의사들과 노동부가 함께 나서는 것일까? 채 회장은 "EAP는 조직에 속한 한 인간이 일을 하게 해주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EAP와 개인 상담의 다른 점은 문제 해결법에 있어요.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가 제공하는 개인 상담은 문제의 근원을 개인에 두고 개인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따라서 개인과 조직의 역동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선 해법을 주긴 어렵습니다."

설사 기업 안에 상담자를 두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알코올 중독인 직장인이, 성폭행을 당한 직장인이 자기 직장 내 상담자한테 자기 고민을 털어놓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삶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개 '일터'를 둘러싸고 벌어집니다. 그렇지만 직장 안에서 그걸 푸는 건 쉽지 않습니다. EAP의 장점은 사무실과 별개 장소에서, 자기 직장과 별개 사람과 상담을 받고 전문가와 함께 해법을 찾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매우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가령, 성폭행을 당한 직장인과 교통사고를 당한 직장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대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의 EAP기관들은 심지어 교통사고를 낸 직장인, 출근 중 자동차 배터리가 나간 직장인한테 해결법을 주는 전화 상담도 제공합니다. 그래야 그 직장인이 오전업무를 펑크내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 EAP협회가 지향하는 바도 그러합니다."



국내에서도 유한킴벌리 등 일부 대기업은 회사 차원에서 EAP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게 EAP는 아직 '먼 나라 얘기'다.

한국EAP협회는 노동부 지원으로 하반기부터 수도권과 부산, 천안 지역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EAP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인관계, 업무상 스트레스, 조직 변화 등 업무 상담부터 자녀양육, 노부모부양, 부부관계, 가족관계 등 가정 상담과 의료서비스 상담이 제공된다.

아울러 상담 일을 찾던 심리학, 사회복지학 전공자들에겐 사회적 일자리가 제공되니 '일거양득'의 사업이다. 자세한 정보는 협회 홈페이지(keap.or.kr)나 사무실(02-723-7073)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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