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글로벌 車부품 회사를 향해"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7.09.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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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라]4. 부품이 초일류여야 자동차도 초일류

지난해 8월 세계 자동차 업계가 깜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현대모비스 (223,500원 0.00%)가 미국 크라이슬러 대표 모델인 ‘랭글러’에 컴플리트 섀시모듈 공급을 맡았기 때문이다.

컴플랜트 섀시 모델은 자동차 1대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대표 모듈(자동차부품 덩어리)로, 이 모듈에 연료만 넣으면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에만 모듈을 공급해 왔던 현대모비스가 자동차의 ‘본고장’이라는 미국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자동차의 품질은 부품에서 시작된다. 현대모비스가 높은 품질의 부품을 얼마나 싸고, 빨리 만드냐에 따라 완성차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이다.



◇ 각종 첨단 시스템과 끊임없는 연구개발

일본 토요타는 JIT(Just In Time, 필요한 부품을 적기 공급)라는 생산방식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를 장악했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생산라인의 조립시간과 순서에 맞춰 모듈과 부품을 공급하는 '직서열(JIS, Just In Sequence) 방식'을 개발, JIT보다 한 수 위라고 강조한다.


조립라인에 직접 모듈을 갖다 줌으로써 생산시간 단축은 물론 재고부담을 ‘제로(0)’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서열 방식은 운전석 모듈이 완성됐을 때, 짝이 될 섀시 모듈과 프론트엔드 모듈을 동시에 생산하게 하는 것. 유럽서 인기를 얻고 있는 기아차의 씨드가 생산 중인 슬로바키아공장이 1분에 한 대꼴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JIS’ 시스템 덕분이다.



이 과정에는 모비스가 자랑하는 첨단 시스템들이 적용된다. 수십 가지의 부품을 적재적소에 장착하기 위해 바코드시스템과 식별등시스템이 가동한다.

또 최근 착공식을 가진 현대차 체코 공장에는 ‘터널 컨베이어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컨베이어로 모듈을 옮겨, 이동시간을 줄어준다. 현대모비스는 연평균 70여억 원의 운송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美 앨라바마 공장은 ‘전자모노레일시스템(EMS)’을 구축했다. 근로자들은 천장에 설치된 라인을 통해 운전석 모듈을 순서에 맞게 조립한다.



물론 이 같은 첨단시스템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모비스가 경기도 용인 마북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상하이 연구소에서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한 덕택이다.

◇ 세계로..세계로..‘글로벌 경영’에 올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78만대를 생산했다. 그 가운데 25%인 100만대가 해외 생산이다. 오는 2009년이면 약 300만대가 해외에서 생산된다.



현대·기아차의 각종 부품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경영’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2002년 12월 중국 장쑤 지역에 모듈 공장을 준공하면서 모비스의 글로벌 경영은 시작됐다. 장쑤 공장은 현재 4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외에 중국에서 연산 40만대 규모의 변속기공장(베이징)과 에어백 생산 공장(상하이), 제동 및 조향부품 조립 공장(우쉬) 등 6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 공장은 올 하반기 2공장을 증설해, 총 6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북미를 비롯해 슬로바키아와 체코 등 유럽, 인도에 모듈공장을 건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모듈공장은 이미 지난 12월초 생산(30만대)을 시작했으며 연산 60만대 규모의 인도 모듈공장도 준공했다.

특히 현지공장 대부분은 현대ㆍ기아차 공장이 있는 곳에 위치한다.



최근 체코 노소비체에서 모듈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체코 공장은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부지 내에 약 10만㎡(약 3만여평) 규모로 건설된다.

모비스는 또 앨라배마주 인근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새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09년 가동을 목표로 한 기아차 조지아 공장 건설에 발맞춘 것이다.

생산량 확대뿐만 아니라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해 물류거점과 물류네트워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필요한 부품을 제때 공급하려면 여러 곳에 물류 거점이 있어야 한다.



현재 벨기에, 독일, 중동 두바이, 중국 베이징·상하이,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마이애미 등 14곳인 물류거점을 올해 안에 18곳으로 늘린다. 2010년까지는 28곳으로 늘어난다.

향후 북유럽 공략을 위한 스웨덴 스톡홀름과 중국 광저우, 브라질 상파울루에도 물류 거점을 만든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제때에 현대·기아차에 공급함으로써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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