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우라늄 시료 2.7㎏ 분실

머니투데이 최태영 기자 2007.08.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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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실험실에 보관 중이던 우라늄 시료 2.7㎏을 분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6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기 사찰 준비과정에서 보관 중이던 10% 농축 우라늄 0.2g, 감손우라늄 0.8kg, 천연우라늄 1.9kg 및 전자총 가열용 구리 도가니가 든 우라늄 시료 상자(25x40x30㎤) 등이 관리 소홀로 분실됐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원 측은 분실 사실을 확인하고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상자가 지난 5월 중순 일반 폐기물로 분류돼 산업 폐기물 위탁처리 업체를 통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당시 시료 상자와 관련 장비들이 보관된 곳의 청정시설 공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일부 시설 및 장비를 옮기는 과정에서 공사업체 직원이 시료 상자를 일반 폐기물로 오인, 다른 폐기물들과 함께 연구원내 폐기물 집하장으로 옮긴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원 측은 지난 5월 17일 연구원 폐기물 처리부서의 의뢰로 폐기물 소각장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곧바로 우라늄 물질 추적 작업을 벌여 지난 7일 시료 상자와 상자내 내용물 중 구리 도가니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분실된 시료는 IAEA 보고 기준량 이하이며, 안전조치 이행상 문제 발생의 소지을 없애기 위해 IAEA에도 공식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 우라늄은 레이저 연구 장치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쓰인 것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이 실험 때문에 IAEA의 특별 사찰을 받았다.

연구원은 이 우라늄 시료가 소각됐을 경우를 가정,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8일 소각장에서 나오는 재와 찌꺼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도가 1.14ppm으로 국내 토양 평균(3-4ppm)이하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측은 "시료의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소각과정에서 예상되는 환경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구원은 지난 6일 과학기술부에도 보고했다. 지난 5월 분실된 후 석달 가량 이 같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재발방지를 위해 핵물질 저장고 이외의 장소에서 사용 또는 소지하고 있는 모든 핵물질에 대해서도 잠금장치가 있는 저장용기에 보관할 계획"이라며 "핵물질 관련 시설의 정기적인 허가사항 준수여부, 시설의 무단변경 등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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