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푸둥' 아산신도시

아산=김진형 기자, 최종일 사진=홍기원 기자 2007.06.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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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 부의도시-2]돈·사람·중장비 북적이는 '천지개벽市'

▲아산신도시 개발 현황 조감도▲아산신도시 개발 현황 조감도


서울역에서 KTX로 채 40분도 걸리지 않는 천안아산역에서 내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아산신도시' 공사 현장이었다. 아산 시내는 곳곳이 이처럼 공사장이었다. 타워크레인이 세워진 아파트 공사 현장부터 공단 조성을 위한 토목공사장까지 어딜 가도 공사현장이 펼쳐져 있었다. '아산은 공사중'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

도로마다 넘쳐나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들이 취재팀의 눈길을 끌었다.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대형 화물 트럭들이 장마비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로를 오가고 있었다.



과거에는 보기 힘든 광경들이라는게 아산시 관계자의 이야기다. 시 관계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아산은 농업도시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10년전인 1996년말 아산시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나마 아산이 내세울만한 산업은 온천과 현충사 등을 자원으로 한 관광산업이었다. 현재 중장년층에게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았던 온양온천이 바로 아산에 있다.(온양시는 1995년 1월1일자로 아산군과 통합돼 아산시가 됐다) 아산에는 이밖에도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온천이 상대적으로 많이 개발돼 있다.



▲아산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아산시내에는 이같은 공사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아산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아산시내에는 이같은 공사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아산은 더 이상 온천의 도시가 아니었다. 물론 온천도 아산의 중요한 자원으로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지금 아산은 첨단산업의 도시, 중부권 거점도시, 교통중심도시 등의 이름이 더욱 친숙해졌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고 삼성전자 LCD 사업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1994년 공사를 시작해 1996년말부터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 공장이 아산의 본격적인 산업화를 알린 신호탄이었다면 2002년 부지조성 이후 2004년 입주한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아산을 첨단산업 도시로 탈바꿈시킨 계기였다. 그 이후 아산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

아산은 아직 지역내 경제현황을 보여줄 구체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 지역 상공회의소가 없는데다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충남과 통합돼 있어 공신력 있는 아산시만의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아산시 관계자에게 '아산시의 1인당 GDP가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충남이 전국 평균 수준인데 아산은 충남보다는 조금 더 높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정도다.


다만 제한적으로 구할 수 있는 몇몇 지표들만으로도 아산시의 빠른 발전은 실감할 수 있었다. 우선 아산의 제조업체수는 1999년 937개에서 2005년말 1356개로 44.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14.4%의 3배가 넘는다. 제조업체 종사자 수는 더욱 놀랍다. 아산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999년 2만6000명에서 2005년말 4만6000명으로 76.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체 종사자 증가율은 3.5%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탕정사업장 근무 직원들의 퇴근 모습. ▲삼성전자 탕정사업장 근무 직원들의 퇴근 모습.
기업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아산시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산의 인구수는 온양시와 아산군이 통합된 1995년말 15만명에 불과했지만 2004년 11월 20만명을 돌파했고 2006년말 21만7000여명까지 늘어났다. 1995년말 대비 36.8%의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전국 인구 증가율 7.9%의 약 5배에 달한다.



특히 인구 21만명에 불과한 중소 도시인 아산의 수출 실적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기업도시 아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삼성 LCD 단지가 가동되기 전인 2002년 아산시의 총수출액은 51억달러. 하지만 2006년말 아산시의 수출액은 230억달러로 4년새 4배가 늘어났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02년 89억달러에서 2006년 190억달러로 늘어나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161억불)보다 많은 규모다.

아산은 늘어나는 인구로 도시 인프라 확충에 여념이 없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감소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이다. 도시 곳곳이 공사장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선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만들어지고 있는 아산신도시 공사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분당보다 큰 647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아산신도시는 2단계로 나눠 개발된다. 오는 2012년 도시건설을 완료하고 2015년까지 주택건설을 끝낼 계획이다.



1단계는 KTX천안아산역을 포함한 역세권 중심 111만평 규모의 택지개발사업으로 2002년 지구지정돼 2010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도시건설이 한창 진행중이다. 2단계는 1단계 지구를 감싸면서 삼성LCD단지 등 첨단산업단지와 남서측으로 연접해 있는 536만평 규모의 사업지구로 내년 하반기부터 택지보상이 시작돼 2015년 신도시건설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도로 확충 공사도 한창이다. 도로망 구축은 올해 주요 아산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우선 만성정체구간인 천안과 온양을 잇는 21번 국도를 2010년까지 8차선으로 확장할 예정이며 탕정산업단지로 들어가는 628번 지방도 확장 공사도 계획돼 있다. 또 당진에서 출발, 아산을 거쳐 천안까지 가는 총 연장 44.1km의 동서고속국도도 설계가 완료돼 2013년까지 공사를 끝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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