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최종 부도 처리된 신일동탄뷰너스의 모델하우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경기 용인 한 사업장에서 분양을 앞둔 A건설 분양소장은 지난 13일 ㈜신일의 최종 부도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신일의 부도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혹시라도 좋지 않은 여파를 받을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인지 모델하우스를 정식 개관하기 전이지만, 하루에 30~40통씩 걸려오던 문의전화도 13일부터는 서너통에 그쳤다.
직접적이지 않고 대부분 심리적이긴 하지만, 신일 부도는 신규분양시장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는 분위기다. 청약을 목전에 뒀거나 청약을 받고 있는 분양 현장도 당분간 '신일 쇼크'로 인한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 전체 분위기엔 '악영향'=입지적 여건과 분양가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소위 '잘 나갈 곳'으로 꼽히던 분양사업장도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빠르면 다음주 청약을 예정하고 있는 용인 흥덕지구의 B건설 분양소장은 신일 부도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근 선보인 수도권내 신규사업장 중에는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를 갖고 있는데다, 분양가격도 인근 시세보다 20% 가량 저렴하다고 판단해 전혀 근심없이 청약날짜만 기다렸다. 그 흔한 광고도 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부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심 꺼림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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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관련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믿고 있고 우리 현장은 1순위에서 마감될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론 전혀 영향이 없을 수 없다"며 불안감을 내비췄다.
◇업체별 선호도 '양극화'=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선호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즉 보다 안정된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브랜드를 우선시하는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한동안 주춤했던 대형업체 선호도도 또다시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브랜드가 다소 처지는 중견업체나 지방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이 기피하는 등의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신규주택 수요자들은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며 "때문에 안정된 대기업이나 경영상태 등이 양호한 기업을 골라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행 보증제도가 잘 돼 있긴 하지만, 불안감이 커진 만큼 수요 기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김승배 피데스 사장은 "이번 신일 부도로 인해 금융권은 대출심사 등을 까다롭게 할 수 있고 불안해진 수요자들은 더욱 움추려들 수 있기 때문에 신규분양시장이나 공급업체 모두 고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