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빅뱅', 6월 국회 흔들리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06.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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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탈당 예고…국회 정책 대신 여의도 정치 우위

6월 국회가 '암초'를 만났다. 통상 걸림돌로 작용했던 정책이나 현안을 둘러싼 '대립'은 아무 것도 아니다. 정당간 대립도 관심 밖이다. 오히려 정당의 '부재'(?)가 국회를 흔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고(?)됐던 범여권의 '분열'과 '빅뱅' 얘기다.

지난 8일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집단 탈당하면서 정신적 여당은 와해 분위기다. 2·3차 집단 탈당도 '예상' 차원을 넘어 이미 '예고'된 상황.



이 때문에 사학법 국민연금법 로스쿨법 등 '3대 쟁점법안'뿐 아니라 한미FTA 청문회나 기자실 통폐합 반대 입법 등도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는 관심밖=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11~13일은 대정부 질문이다. 그러나 이 기간은 범여권 '빅뱅' 시기와 겹친다. 11일 정치권 외곽에서 '통합과 번영의 미래 구상'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통합 시한은 14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일은 17일이다. 15일에는 정대철 당 고문과 문학진 의원 등의 추가 탈당도 예고됐다. 홍재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의원 10여명도 14일 전후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회'의 '정책'보다 '여의도 음식점'의 '정치'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

6월 국회 본회의 예정일은 20일과 7월 2, 3일. 이 날짜에 법안을 처리하려면 상임위 운영이 제대로 돼야 하는데 불투명하다. 한나라당도 사정은 낫다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 당 경선 후보 등록일(11~13일)이 지나면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몸은 국회에 있어도 마음은 캠프에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손실 '우리당' = 우리당의 손실은 크다. 무엇보다도 각 상임위에서 한나라당과 협상을 이끌 인물들이 대거 빠져나간 게 눈에 띈다.


여권 '빅뱅', 6월 국회 흔들리나


정책위 부의장을 맡고 있던 정장선 의원이 탈당파에 포함됐다. 보건복지위 간사로써 국민연금법안을 주도한 강기정, 개성공단 지원법을 발의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 임종석, 제1정조위원장 김동철 의원도 탈당했다. 핵심 인사가 없는 만큼 실무 조율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적잖다.

열린우리당은 이 같은 국회 운영에 영향을 주진 않을 거란 입장이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상임위 일정은 거의 합의된 상태"라며 "이인영 의원 대신 다른 의원이 대정부질문에 나서는 것 외에는 특별한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주도했던 강기정 의원도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도 연금법 등을 표결처리하겠다고 밝혔다"며 "한나라당에서 법안 소위 재구성을 주장하지 않는 한 국회 운영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당한 의원들이 기존 당론을 거부하거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낮다. '무소속'이지만 사실상 열린우리당 소속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2, 3차 추가탈당이 이어지며 열린우리당이 급속하게 '정치모드'에 빠져들면 국회 활동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뜨거운 감자, 뭐가 있나= 2, 4월에 이어 6월 국회에서도 사학법, 국민연금법, 로스쿨법 등 3개 쟁점 법안이 골칫거리다. 양당 '합의'는 됐다지만 '마무리'가 남았다.



예정대로라면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관계법도 개정한다.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침에 대항하는 법률개정안과 국정홍보처 폐지 주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공개에 따른 청문회도 6월 국회의 '뜨거운 감자'다.

자본시장통합법 등 시장의 관심을 끄는 법안들은 정작 국회에서는 뒷전이다. 이미 논의돼온 것도 처리하기 버거운 상황인데 묵직한 자통법을 들여다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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