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여성파워' 비결과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정희경 경제부장 2007.05.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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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여성파워' 비결과 한국경제


 전도연과 김 영, 그리고 이하늬. 최근 1주일새 국제무대에서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높인 여성들이다.

 영화배우 전도연은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의 여왕에 등극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은 1987년 베니스영화제의 강수연 이래 20년 만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저력, 나아가 한국인의 창조성과 예술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미국 LPGA 데뷔 5년차인 김 영은 코닝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LPGA투어에서 무려 103번째 경기 만에 얻은 첫 우승이다. 고교시절부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정작 꿈의 무대에선 '무관'을 지속했고 급기야 스폰서마저 놓쳤다. 하지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여제의 대열에 합류했다.



미스코리아 이하늬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7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 본선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렸다. 한국 대표가 미스유니버스 본선에서 수상한 것은 1988년 장윤정이 2위에 오른 후 두번째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 출전한 김주희 SBS 아나운서의 조언을 꼼꼼히 메모한 후 준비를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을 빛낸 '여성파워'의 비결인 창조성, 도전정신, 준비성은 한국 경제가 당면한 샌드위치 상황을 돌파하는 데도 필요한 3대 키워드다. 한국이 운명적인 지정학적 조건을 극복하고 선진국이 되려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성, 신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도전정신, 그리고 실패를 거울삼아 철저히 재무장하는 준비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들 3대 키워드는 외환위기 10년을 맞는 올해 더욱 절실해 보인다. 아시아 외환위기의 서막이었던 태국 바트화 폭락(97년 7월) 10년을 계기로 최근 거론되는 교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샌드위치의 한쪽인 중국의 힘이다.

위기 이후 아시아국의 두드러진 특징은 경제성장세 둔화다. 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의 성장률은 대체로 97년 이전보다 2%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위기는 외환보유액 증가나 금융시스템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으나 성장동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 원인은 바로 중국에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국가들은 위기 이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제품을 선진국에 수출해 성장률을 높였다. 하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밀려 수출이 둔화했다. 이제는 완제품이 아니라 천연자원이나 중간재를 수출하고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성장모델을 수정했고, 그 대상도 선진국이 아닌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아시아에 오는 외국인 자금도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중국 증시는 종종 월가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세계 증시에 행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 중국이 공산품이 아닌 금융불안을 수출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4%대 성장률에 묶인 한국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탈출구는 샌드위치의 또다른 쪽인 일본에도 뒤지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도연, 김 영, 이하늬 등이 보여준 실력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발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3대 키워드가 긴요하다.

'여성파워'의 비결을 숙지해 다음 10년 후에는 위기탈출기가 아닌 성공담을 회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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