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난 물펀드 "서두르면 헛물"

머니투데이 이재경 기자 2007.06.01 12:37
글자크기

대부분 4월 설정 안정성 검증안돼… 전문가 "1년은 지나야"

물펀드, 지금 가입하는 게 좋을까, 기다리는 게 좋을까.

최근 인프라나 원자재 등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새로 선보인 '물펀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물에 관련한 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들은 대부분 올 4월 이후 설정됐으며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각 은행들도 물펀드를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적립식 및 거치형으로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삼성글로벌 워터 펀드 판매 첫날인 지난 21일 하루 동안에만 20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각 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아직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PB들은 고객들에게 선뜻 내놓기가 부담이 된다는 솔직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물펀드가 아직은 검증되지 않아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는 시각이다.

◆"좀더 지켜보자"=좀더 지켜본 후 투자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가진 PB들은 물펀드가 새로운 상품인 만큼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는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의 정모 PB팀장은 "물과 관련한 산업의 장기성장 가능성은 밝은 편이지만 그러나 운용사의 운용능력이나 시장의 평가, 펀드 자체의 수익률을 지켜본 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 팀장은 "지금은 인기가 많은 베트남 투자 펀드의 경우에도 초기 투자자들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조금 늦게 들어가서 수익을 좀 적게 얻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검증이 된 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김모 PB팀장도 "분산투자 차원에서 장기투자로 가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은 관망 중이며 1~3개월 정도 지켜본 후 실적에 따른 분석작업을 거치고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B들의 고민 가운데에는 펀드에 관한 설명자료나 설명회 내용만으로 물펀드를 고객들에게 선뜻 권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속사정도 있다.

국민은행의 김모 PB팀장은 "일단 수익성을 확신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펀드는 최소한 1년 이상 지나봐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물펀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투자하려면 투자자금의 10~20% 정도로"=물펀드 투자도 해 볼만 하다고 보는 PB들도 여유자금의 10~20% 정도만 물펀드에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주식, 채권, 펀드 등과 함께 투자분야 중 하나로 선택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고위험의 공격적인 투자자가 아닌 이상 일부를 분산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김모 PB팀장은 "투자가능액 전부보다는 투자자금의 10~20%를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고위험성인 만큼 한 번 선택을 했으면 자금운용기간 동안에도 리스크 등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대부분 1호 펀드는 리스크 있는 상품이라도 안정적인 조건 또는 안전장치를 많이 해 놓기 때문에 분산투자 차원에서 투자해도 좋다"고 권했다.

이는 1호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2호 및 3호 등 후속 펀드들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1호 펀드의 경우 오히려 위험이 적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전모 PB팀장도 "상품의 속성상 해 볼만한 펀드이기는 하지만 주력적인 종목이 될 수는 없다"며 "10~15% 정도의 비중으로 투자하고 추후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