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1일 경선룰 논란과 관련, '조건부 대표·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며 한 말이다.
강대표는 이날 오전 2시50분경 여의도 모처에서 머물다 나경원 대변인을 불러 독대했다. '경선룰' 논란으로 당이 분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당 대표로서의 심경을 밝히고 '결단'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강 대표와의 독대 후 국회 브리핑룸에서 이 사실을 알린 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런 말을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강 대표가 심지어 '구질구질하게 (대표직 수행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빅2'와 당내의 비판자들을 향한 '섭섭함'도 토로했다고 한다. "그간 충심을 다했는데 (다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직접 '경선룰 중재안'을 낸 현재까지 '사심'없이 대표직을 수행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나 대변인은 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나 대변인은 "강 대표가 지난해 대선 출마 계획을 거둬들이고 당 대표가 된 것은 오직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면서 "이번 중재안도 당연히 (빅2)의 합의 정신과 명분에 따라 사심없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의 '조건부 사퇴' 결심에는 중재안을 낸 뒤 불거진 이명박 전 시장측과의 '담합설' 혹은 '밀약설'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는 언론과 당내 일각에서 중재안의 내용이 이 전 시장측에 유리하다고 한 데 심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표직을 수행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강 대표는 나 대변인을 만나서도 자신의 발밑을 '벼랑끝'으로 표현하며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