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춘년'이 신생아 과연 늘렸나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05.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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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4분기 신생아 오히려 감소- 증가 배경 놓고 의견 분분

7일 지난해 출생아수(43만8000명→45만2000명)와 합계출산율(1.08명→1.13명)이 증가했다는 반가운 통계가 나온 가운데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식 브리핑에서 "쌍춘년이었던 지난해 1~3월 사이에 결혼이 늘어난게 작년말 출생아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쌍춘년 효과'를 출산율 증가의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분기별 출생아수를 확인한 결과 '쌍춘년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1/4분기 12만명, 2/4분기 11만1000명, 3/4분기 11만1000명, 4/4분기 11만명으로 연말 출생아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가임기 여성 결혼이 2005년 29만7005명에서 쌍춘년인 지난해 31만5344건으로 증가한 것과 '허니문 베이비'를 기준으로 연말 출산이 많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어긋난 것이다.



반면 '쌍춘년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더욱이 '황금돼지해' 효과까지 겹쳐 올해 출산율은 지난해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춘년 효과'를 배제한 출산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딱 꼬집어 내지 못하고 있다.

수학적으로는 혼인건수가 늘어난 것과 연결해 볼 수 있다. 결혼 후 1년 미만 가정에서 태어난 첫째아 수가 2005년에는 5000명이 감소했지만 지난해는 6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한 지 6년 이상이 된 부부가 낳은 아이도 전년 대비 4000명이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2005년도 2만2000명이나 감소했던 둘째아이 이상 출생아수가 지난해 6000명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초산증가분이 8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비중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출산 대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출산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부의 출산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연령대를 불문하고 출산율이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아전인수'격일수 있지만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해석이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반등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서 나이어린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과 연결시켜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남성과 결혼한 외국여성은 3만명으로 전체 결혼여성의 1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출생아 부모의 국적에 대해서는 공식 통계를 내지 않고 있어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외국여성 출산이 늘면서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확신은 못한다. 여러 사회적 현상이 출산율 증감과 연결될 수 있으므로 보다 정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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