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펀드 "우릴 물로 보지마"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04.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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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 '부각'..국내 첫 물펀드 이틀만에 35억 판매

"우릴 물로 보지마."

물펀드가 새로운 사회적 책임투자(SRI)로 부각받고 있다. 물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은 환경보전과 밀접한 물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16일 삼성투신운용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글로벌 Water주식펀드'의 설정금액은 35억원에 달한다. 판매 이틀만에 35억원어치가 팔린 것.



큰 규모는 아니지만 판매 창구 등을 고려할 때 관심은 높은 편이란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이 펀드는 삼성증권과 동양종금증권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물 관련 펀드의 운용규모는 전세계적으로 5조원 정도며 골드만삭스가 추정한 지난해 물 관련 시장은 3650억원 달러다.



물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물이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며 희소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수도요금만 내고 얼마든지 마실 물을 구했으나 최근에는 '생수'라는 이름으로 물을 사는데 기름보다 많이 내고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인 이스마일 세라게딘은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21세기에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인간은 석유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물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물 펀드는 물을 공급하고 하수처리를 수행하는 기업, 물처리 설비를 공급하거나 관련 부속을 공급하는 기업, 물을 정화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 수자원에 대한 보관과 수질 관리를 담당하는 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포함돼 있다. 업종으로는 유틸리티, 물인프라, 물테크, 엔지니어링, 환경업종이 해당된다.


한 증권업계 담당자는 "세계적으로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각광을 받는 것도 물 등 환경 변화에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과 관련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섹터투자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2003년부터는 물 관련 산업의 주요 기업 주식을 대상으로 산출한 Bloomberg Water 지수가 발표되고 있다. 지수는 2003년8월부터 지금까지 187.2% 올랐다. 글로벌 증시 상승률 74.5%와 한국의 97.6%보다 높은 수치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 관련 펀드는 물 관련 기업에 투자, 이들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주식지수를 크게 초과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투신에서 운용하는 '삼성글로벌Water주식펀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출시된 물 펀드로 전세계적 2700개 정도로 추산되는 물 관련된 기업 중 환경자문위원회(EAC)의 승인을 받은 약 250개 기업을 편입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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