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A씨는 2004년 3월에 가입한 적립식펀드가 만기가 다가오자 고민에 빠졌다. 이 펀드의 3년 누적 수익률은 30%로 괜찮은 편. 하지만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더 두자니 알토란같이 모은 목돈을 손해 볼까 두렵고, 환매하자니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이익볼 기회를 잃는데다 막상 뚜렷한 대안도 떠오르지 않는다.
올들어 A씨처럼 적잖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적립식펀드 열풍이 불기 시작했던 2004년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2004년에 적립식펀드에 가입해 올해 투자기간 3년째를 맞는 만기금액이 중도 환매액 30%를 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A씨처럼 만기가 된 투자자들은 소액 적립식 투자금이 거치식으로 불어났기 때문에 이런 장점이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가 만기가 되면 부분 환매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충고한다.
김휘곤 한국펀드평가 펀드분석팀장은 "해외펀드는 국가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국내 펀드 70%정도, 나머지 30%를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금액도 반정도를 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해외투자에 '몰빵'하기 보다 30%만 환매해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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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은 지난달 3년 만기된 적립식펀드 자금 중 20%가량이 이달에 환매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은행 펀드담당자는 "적립식펀드를 환매해서 국내 주식형펀드로 갈아타거나 올해 투자전망이 긍정적인 일본펀드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예상치보다 펀드 만기 후 환매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국내 증시를 밝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환매한 후에도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예금에 넣어두는 것보다 하루를 예치해도 연 4%이상 수익을 주는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게 낫다. 강홍규 하나은행 PB팀장은 "선뜻 펀드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고객에겐 당분간 MMF와 MMDA(수시입출금식예금), 특정금전신탁 등 단기성 상품에 자금을 대기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