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15년에 개봉해 390만 관객을 동원했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문명이 몰락하고 사막화된 황무지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스 액션이 화제였다. 거대한 주유 트럭과 추격전을 벌이는 기괴한 형상의 자동차들, 온 몸에 새하얀 분칠을 하고 내연기관의 마지막 수호자라도 되는 것처럼 온몸을 내던지던 워보이들의 충격적인 액션에 열광했던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도 반드시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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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투스 일당은 바이크를 몰고 다니면서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던 사람들을 약탈하며 사는 일종의 이동 폭력조직 같은 집단인데 이들이 어느 날 시타델을 쳐들어가게 된다. 전편에 등장했던 시타델은 가파른 절벽 지대를 중심으로 임모탄을 숭배하는 워보이들과 하층민들로 이뤄진 집단인데 이 시타델의 워보이들과 디멘투스가 이끄는 바이커 군단이 시비가 붙어 전투를 벌이게 된다. 두 집단이 싸움을 멈추고 협정을 맺는 과정에서 임모탄은 퓨리오사의 당당한 기개에 반해 디멘투스로부터 퓨리오사를 뺏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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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생이별을 한 퓨리오사가 디멘투스를 거쳐 임모탄의 손아귀까지 흘러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초반에 보여준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는 디멘투스를 향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퓨리오사의 성인 시절에 집중한다. 조지 밀러 감독은 전편과 이번 영화의 이야기 전개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3일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영화는 15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가 시타델의 밑바닥부터 임모탄의 측근인 사령관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비롯해서 디멘투스와 임모탄 사이의 아귀 다툼 속에서 어떻게 한 쪽 팔을 잃게 되는지, 자신을 사람으로 대해주던 조력자 잭을 어떻게 잃게 되는지 등의 지난한 고통의 여정을 놀라운 카체이스 액션과 함께 보여준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만들어진 오리지널 '매드맥스' 3부작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만 직접적으로 스토리가 이어질 뿐, 이전의 3부작과는 세계관을 느슨하게 공유할 따름이다. 멜 깁슨이 연기했던 오리지널 3부작의 맥스가 서부극의 주인공처럼 과거의 사연, 특히 복수심에 불타는 캐릭터였다면 이번 영화에서 맥스의 캐릭터를 계승하는 건 다름아닌 퓨리오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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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남성 중심적인 장르의 공간에서 오히려 여전사의 캐릭터가 도드라져 보이는 효과를 낳았던 작품이다. 여성들은 그저 남자아이를 생산하는 기계적인 존재로만 기능하던 가상의 세계에서 피어난 생명의 씨앗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퓨리오사의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서 빛을 발한다. 다음 영화도 충분히 기다려진다. 22일 개봉. 148분.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