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가려워 '벅벅'…비누로 깨끗이 씻었는데 '반전'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5.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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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49) 항문소양증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외부 기고자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기온이 부쩍 오르며 항문이나 주변에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매우 예민한 부위다. 이렇게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한데 묶어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주로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가려움이다. 이외에도 항문의 끈적거림, 속옷의 오염, 분비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질 때, 배변 후에 화장지로 닦았을 때, 항문이 땀 등으로 인해 뜨거워져 있을 때 가려움이 심해진다. 일부 환자들은 밤에 자다가 너무 가려워 잠에서 깨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은 각종 감염이나 피부질환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만성 설사, 만성 변비, 항문 치열, 항문 치루 등 항문 관련 질환도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다. 가려움증이 심해 해당 부위를 더 청결하게 하려 비누로 너무 많이 닦다가 증세가 악화하기도 한다. 향신료나 커피, 알코올 등을 과다 섭취하는 것도 악영향을 준다. 극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려워서 항문 주변을 긁으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더욱 소양감이 증가하여 다시 긁는 행위가 유발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한방에서는 이 같은 질환을 항문 주위의 습(濕), 열(熱), 풍(風), 조(操)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본다. 습열에 의해 붉게 붓고, 풍열에 의해 가렵고, 조열에 의해 변비 등이 생기고, 화열에 의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잘못된 생활로 항문에 지속적인 자극과 압박이 가해지면 주변 정맥에 울혈이 발생해 질환으로 이어진다. 장내 환경 개선과 항문 주변의 충혈과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항문에 직접 바르는 한방 연고 수치고는 항문 주변의 혈액 순환을 돕고 충혈을 해소해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처를 치유하고 농을 배출시키는 황기, 항문 부기를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는 괴화, 염증 해소와 어혈을 푸는 데 도움을 주는 대계근, 그리고 진교, 지유, 당귀 등 여러 약재를 활용한다. 치핵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는 물론 가려움증에도 도움이 된다. 임산부와 암 환우, 만성질환자도 일상생활을 하며 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면역단 요법은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대장 내 점막의 건강성을 빠르게 회복하고 소화력이 좋아지게 돕는다.



항문 질환과 가려움증을 완화하려면 치료 못지않게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배변 후 또는 아침저녁으로 항상 항문 주변을 닦아 청결하게 유지한다. 특히 밤에 잘 때 가려움이 심해지는 사람은 자기 전 반드시 항문을 닦아야 한다. 비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커다란 대야나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엉덩이를 담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누로라도 항문 주변을 세게 문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부드러운 순면 헝겊으로 두드려 닦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면으로 된 속옷을 입고, 나일론으로 된 속옷이나 팬티스타킹, 엉덩이를 조이는 옷은 피한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가능한 땀이 적게 나도록 가볍고 시원한 옷을 입도록 한다. 운동 후에는 바로 샤워하고 헤어드라이어로 항문 주변을 보송하게 말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항문 부위가 통풍이 잘되어야 항문이 축축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 건강 배변을 위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고루 섭취하고 커피, 차, 탄산음료, 유제품, 와인과 맥주, 치즈, 초콜릿, 흡연, 견과류 등을 삼가거나 줄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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